삼성이 최근 몇 년간 하지 않았던 고민이 있다. 바로 ‘우익수’ 자리다.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30)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고민이 필요해졌다. 갑자기 구자욱이 장기 이탈하게 됐다. ‘대안’이 필요하다.

구자욱은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우측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8회말 수비 도중 파울 지역 뜬공을 잡기 위해 내려가다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들것에 실려 나갔고, 더 이상 뛰지 못했다. 5일 검진을 받았고, 우측 햄스트링 근육 손상이 확인됐다. 재활만 6주 예상이다. 사실상 전반기 아웃이다. 근육이 다 회복된 후 경기를 뛰기 위한 준비 시간까지 고려하면 복귀는 더 늦어지게 된다.

올시즌 49경기에서 타율 0.295, 3홈런 27타점, 출루율 0.380, 장타율 0.454, OPS 0.834를 만들고 있다. 타격 침체에 빠졌다가 최근 연속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며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서는 삼성 ‘부동의 우익수’다. 딱 1경기 지명타자로 나섰을 뿐이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74로 리그 우익수 전체 1위다. wRC+(조정득정생산성) 도 140.4를 치고 있다.

이 정도 선수가 빠진다. 어마어마한 타격이다. 오재일이 좀처럼 페이스가 올라오지 못하는 상황. 구자욱의 역할이 중요한데 다치니 도리가 없다. 일은 벌어졌고, 다른 자원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익수로서 타석을 소화한 선수가 있기는 하다. 이성규가 6타석으로 가장 많다. 윤정빈이 2타석, 송준석이 2타석이다.

그만큼 구자욱이 독보적이었다는 의미다. 어쩔 수 없이 누가 됐든 쓰기는 써야 한다. 한편으로 보면, 나가는 선수에게는 기회라면 기회다.

지난 3일 데뷔 첫 홈런을 쐈던 ‘거포 유망주’ 윤정빈이 최근 페이스가 괜찮다. 4일 경기에서도 2안타 1볼넷 2득점을 생산했다.

올시즌 기록은 13경기, 타율 0.294, 1홈런 2타점, 출루율 0.368, 장타율 0.471, OPS 0.839다. 표본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수치 자체는 괜찮다. 현재 1군에 있기에 가장 먼저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규도 있다. 우타 거포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올시즌도 38경기, 타율 0.165에 그치고 있다. 수비에서는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주로 중견수로 나섰고, 코너 외야도 볼 수 있다.

퓨처스에 있는 송준석이나 김성윤, 김상민 등을 올릴 수도 있다. 김성윤은 말소된 후 아직 열흘이 지나지 않았기에 당장 콜업은 어렵지만, 다른 선수들은 당장이라도 1군에 올릴 수 있다.

다만, ‘실적’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퓨처스에서 압도적인 기록을 내는 것은 아니며, 1군에서도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구자욱을 완벽하게 대체할 선수는 없다고 봐야겠지만, 그렇다고 구자욱만 오매불망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삼성도 어렵다. 누군가 등장해 자리를 잡아주는 것이 최선이다.

선수들에게는 기회다. ‘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박진만 감독과 삼성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겨야 한다. 기회는 잡는 자의 것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