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방송인 전현무가 친정에서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올해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된 전현무의 이름은 지난 굴곡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아나운서로 출발해 예능인으로 완주한 궤적, 그리고 ‘친정’에서의 첫 대상. 전현무가 쌓아올린 노력이 축적된 결과였다.
전현무는 20일 열린 ‘2025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BS에서 받는 첫 대상이다. 그는 “모두가 차려준 밥을 떠먹었을 뿐”이라며 공을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돌렸다. 오래 이어온 팀워크가 성과로 귀결됐다는 소감이다.
전현무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안정감이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의 활약이 돋보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포맷의 힘, 출연진의 관계, 진행자의 균형감이 맞물리며 동시간대 최상위 성과를 유지했다. 전현무는 전면에 서기보다 흐름을 정리하는 역할로 프로그램을 관리했다.
예능 밖에서의 활약도 도드라졌다. 파리 올림픽 중계에서 도전한 스포츠 캐스터 역할은 예능인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전현무는 아나운서 시절에도 없던 영역에 뛰어들며 결과로 설득했다. 최근에는 후배 아나운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공영방송의 인적 자산을 넓혔다.
물론 전현무의 이력에는 단절도 있다. 2006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2012년 프리랜서를 선택했고, 사규에 따른 공백을 겪었다. 이후 타 방송사에서의 대상 수상이 먼저였다. 돌아오는 길은 늦었지만, 방향은 분명했다. 방송의 본질을 잊지 않는 태도와 팀의 완성도를 우선하는 선택이 전현무를 향한 신뢰로 확장됐다.

따라서 전현무의 소감은 자연스럽게 과거로 향했다. 2005년 겨울, 새벽의 본관 계단.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의 다짐을 꺼냈다. 20년이 흐른 뒤 같은 이름으로 같은 공간에서 상을 받는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KBS의 아들’이라는 호명에 대한 감정도 솔직했다.
전현무는 “20년 전 KBS 아나운서 삼수 시절, 본관 계단에 앉아 반드시 합격하겠다고 이를 갈았다. 그런데 20년 만에 이렇게 큰 상을 받아 기쁘다”며 “요즘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병원을 오가며 물리적으로도 힘들었는데 KBS라는 고향이 제게 큰 선물을 준 것이라 생각한다. 고향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KBS에서의 첫 대상은 상징성이 크다. 개인의 전성기 선언이라기보다, 공영 예능의 중심을 지탱하는 진행자 전현무에 대한 신뢰에 가깝다. 대상은 마침표가 아니다. 향후 전현무가 나아가야 할 기준을 제시하는 지점이다. 앞으로 KBS에서 전현무가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지 시선이 모아진다. khd998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