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예전 KBO리그 김성근 감독의 선수 구성 특징 가운데 하나가 다른 팀에서 용도 폐기된 선수들을 끌어 모아 재활용하는 것이었다.

야구는 재활용이 가능한 게 장기레이스인 터라 선수들의 부상, 슬럼프 등이 겹치면 용도 폐기된 선수도 한몫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은 매우 드물다. 특히 환경이 바뀔 때 투수들이 새로운 영역을 넓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타자는 팀이 바뀌어도 그 나물에 그 밥인 경우가 많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8일(한국 시간) 시애틀 매리너스를 10-3으로 누르고 전날 1득점의 무기력한 공격에서 벗어났다. 수훈갑은 포수 개리 산체스다. 1-0으로 앞선 3회 말 3점 홈런(4호)으로 승리의 물꼬를 텄다.샌디에이고는 장단 17안타를 터뜨렸다. 후안 소토는 5타수 5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산체스(30)는 2015년 10월4일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6년 사실상 MLB 첫해 53경기에서 홈런 20개를 터뜨리며 양키스 안방을 꿰찼다. 30개 이상 홈런도 두 차례나 작성했다. 전형적인 공격형 포수다.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활동했다. 뉴욕 양키스가 시즌 전 트레이드했기 때문. 12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05, 16홈런, 61타점, OPS 0.659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홈런에도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에도 그를 찾는 팀은 없었다.

4월 2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SF 자이언츠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그러나 5월 3일 SF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 캐츠는 방출했다. 16경기에서 타율 0.164였다. 5월 10일에는 뉴욕 메츠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20일 빅리그로 승격했다. 하지만 메츠도 5월 26일, 6일 만에 방출했다. 메츠가 방출한 산체스를 다음 날 샌디에이고가 영입했다.

샌디에이고는 주전 오스틴 놀라와 루키 브렛 설리번 2명의 포수로 안방을 운영했다. 산체스가 영입되면서 설리번은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산체스는 5월 31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데뷔전을 치러 1안타를 뽑았다. 봅 멜빈 감독은 7번으로 기용했다. 둘째 날 홈런을 신고했다. 마이애미와 마지막 경기에서도 홈런과 멀티 히트로 2경기 연속 대포와 3타점을 올렸다.

산체스는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9경기에서 4홈런에 10타점을 올렸다. 8일 시애틀전에서는 4번 클린업히터를 맡았다. 산체스 홈런 때 팀은 3승1패다. 시즌 내내 굴곡 심한 경기를 펼치는 샌디에이고로서는 산체스가 6월의 승리를 이끈 주역이다.

과연 이 페이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1개월 사이에 자이언츠, 메츠가 버린 산체스를 붙잡아 재활용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팀은 분명 샌디에이고다.

한편 김하성은 앞의 3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기록한 뒤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활동했던 크리스 플렉센에게 좌전안타를 뽑아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0.246으로 떨어졌다.

선발 마이클 와카는 6이닝 2안타 1볼넷 7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6승2패가 됐다. SD는 시애틀과의 쇼트시리즈 1승1패로 시즌 29승33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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