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 박연진에서 추상은으로 완벽 변신
세심하고 정교한 연기로 몰입감 높여
정지현 감독 숨막히는 연출에 첫방 호평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있었던 ‘더 글로리’ 박연진이 모든 것을 잃은 추상은으로 돌아왔다.
임지연은 19일 첫 방송된 지니 TV 오리지널·ENA‘마당이 있는 집’에서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추상은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마당이 있는 집’은 김진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 때문에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문주란(김태희 분)과 추상은(임지연 분)이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누구나 꿈꾸는 집이 아닌, 자기만의 집을 찾아 나서는 문주란과 추상은의 이야기를 그린 ‘마당이 있는 집’은 가정의 안온함에 물든 사람들을 일깨우는 자각의 서사를 그린다.
‘더 글로리’에서 재력과 능력을 다갖춘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과 결혼해 뻔뻔하게 잘 살았던 임지연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는 남편 김윤범(최재림 분) 때문에 깊은 고통을 겪는 극과 극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두 작품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대비는 임지연의 연기력과 광범위한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흥미진진한 스릴러물의 여주인공으로 변신한 임지연은 남편을 향한 서늘한 살의와 비밀을 숨긴 몽환적인 표정으로 시청자들을 상은의 세계로 초대했다.
첫 방송에서 추상은은 임신부의 몸으로 윤범의 상습적인 폭행을 견디며 비참한 현실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몰래 카메라를 통해 윤범의 폭행 장면을 녹화했고, 윤범이 잠든 사이 화장실에서 폭행당한 흔적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는 등 증거를 준비했다.
상은은 밤낚시 약속을 가는 윤범의 차를 얻어 타고 친정으로 향하며 남편이 고급주택인 ‘코넬리아’라는 곳을 들른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 그런 상은에게 윤범은 뒷좌석의 커다란 낚시가방을 가리키며 “가방에 5만원권으로 꽉 채우면 얼마나 될 거 같냐. 곧 애도 태어날텐데 우리도 남들처럼 한 번 살아봐야지 않겠냐”며 뜻모를 이야기를 해 의구심을 높였다.
남편과 친정으로 향했던 상은은 다음날 새벽 비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친정에 도착해 친정엄마 옆에 누워 흐느끼듯 기이한 소리를 냈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던 상은은 친정집을 떠나기전 한통의 전화를 받고는 “엄마, 남편이 죽었대”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전작 ‘더 글로리’의 캐릭터가 너무 강렬해 차기작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런 우려를 완벽하게 불식시킨 임지연의 연기력은 그녀가 얼마나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인지를 스스로 증명했다.
매일 상습적인 폭행을 겪으면서 무기력함과 공허함에 직면하며 살아가며, 빈 복도에서 자신의 집 현관문을 마주하고 들어가기를 꺼리는 장면 등 임지연의 세심하고 정교한 연기력이 빛났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상은의 대척점에 선 문주란(김태희 분)도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고급주택에서 그림같은 일상을 꾸려가던 주란은 어느날 마당에서 끔찍한 냄새를 맡게 되고, 의심이 확신이 된 순간 기어이 삽으로 마당을 팠다.
남편 재호(김성오 분)는 주란이 냄새를 들먹일 때마다 신경과민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주란이 옳았다. 주란은 파헤쳐진 마당 아래서 여자 시신의 손가락을 발견하고 실성한듯 웃어 강렬한 엔딩을 장식했다.
한편 ‘마당이 있는 집’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지니 TV, 지니 TV 모바일, ENA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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