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여성 형사 출신 박미옥이 여경에 대한 편견을 겪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23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는 ‘경이로운 소문의 K장인’ 특집으로 대한민국 형사계의 전설 박미옥, 배우 김지석, 김민호, 송영규가 출연했다.

‘검거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박미옥은 1987년 순경 공채 시험에 합격해 1991년 서울청 여성 형사 기동대 1기를 거쳐 최초의 여성 강력반장이 됐다. 이후 서울 양천 경찰서 첫 여성 마약 수사 팀장, 마포·강남 경찰서 첫 여성 강력계장 등을 역임했다.

이날 박미옥은 여경으로서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놨다. 그는 “현장에서는 낯선 존재였다. 아주 유명한 탈주범 수사에 투입됐다”라며 1997년 신창원 탈옥 사건을 언급했다.

박미옥은 “형사가 지원 오면 고맙다고 해야 되는데 ‘냄비(여성 비하 단어)’가 왜 왔냐고 하더라. 그래서 저도 참지 않고 ‘주전자’는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2011년 강남 경찰서 강력계장으로 발령 났을 당시, 비리 척결 명목으로 MZ 세대 젊은 형사들과 함께 투입됐던 때를 떠올렸다.

박미옥은 “어떤 기자분이 와서 첫 마디가 ‘립스틱 정책입니까’라고 묻더라.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여성이 가면 비리가 없어지냐. 방패막이 아니냐’라는 비하 발언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기자 님께 ‘지금까지 제가 맡았던 사건들이 허접해 보이면 (여성 인사에 대한 불만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그런데 지금 그게 아니라면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거다.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시간을 줄 테니까 다시 만나자’고 했다. 그리고 나서 다른 기자가 기사를 냈는데 ‘전설의 박미옥이 강남 경찰서에 투입됐다’였다”라고 말했다.

여경에 대한 편견을 시원하게 날린 한 방에 MC들은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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