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나중에 아들이 자라면 아빠가 이런 연기를 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제 7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초청작 ‘화란’의 주연배우 송중기는 22일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영화 속 중간보스 치건 역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영화 ‘화란’은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주인공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느와르물이다.

극중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으로 분한 송중기는 시종일관 어둡고 스산한 정서를 온 몸으로 표현해낸다. 한국을 대표하는 K꽃미남이기에 영화 속에서는 그의 환한 피부 톤을 어둡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 6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아들을 품에 안은 송중기는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많이 축하받은 만큼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내가 초보아빠라 아이가 이렇게 빨리 크는지 몰랐다. 아이를 지켜보며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랑하는 아기가 생겼지만 어두운 영화를 한다고 걱정되지 않는다. 나중에 커서 아빠가 이런 연기 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작품에 ‘노 개런티’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송중기는 “‘노개런티’ 기사가 많이 나서 당황스러웠다. “칸 국제영화제 때도 ‘노 개런티’ 관련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아 솔직히 당황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 영화는 감독님이나 제작사가 제안한 작품이 아니다. 업계에서 돌아다니는 시나리오를 보고 내가 대본을 읽은 뒤 출연을 자청했다”며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는 지금보다 더 거칠고 눅눅하고 찐득한 느낌이었다. 행여 내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제작비가 늘어나서 상업영화의 흥행공식이 삽입돼 이 매력적인 대본의 장점이 줄어들까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중에게 어떤 반응을 얻기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작품을 했다는데 만족한다”며 “가정폭력을 겪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느와르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출과 대본을 집필한 김창훈 감독은 “감독인 나부터 주인공 홍사빈, 연규의 동생 역을 연기한 김형서까지 모두가 신인”이라며 “아무 것도 모르는 신인들과 작업할 때 송중기가 중심을 잡아줬다.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화란’은 다음달 1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