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참사에 대통령 ‘분노’
문체부 즉각 조사위원회 꾸리기로
국가 전체 스포츠 정책이 중요한데
축구 국가대표팀에 쓸려갈라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참사’로 마무리됐다. 32강 진출 실패. 여기저기서 비판을 넘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많다. 어쨌든 결론은 나왔다. 다음을 생각할 때다.
분노한 사람 중에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사람이 있다. 이재명(63) 대통령이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임 명예 프로축구단장이자 심정적 붉은악마로서 예상 밖 결과에 당황을 넘어 황당함을 느낀다”고 썼다.

이어 “결국 인사가 만사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엉터리 인사가 가능한 것은 인사권자에 대한 감시·견제·문책이 불가능하거나, 어렵기 때문이다. 문체부에서 이번 사태의 정확한 상황, 원인 분석, 재발 방지와 개선을 위한 대책을 꼼꼼하게 챙겨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지시다. 당연히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바로 움직였다. 최휘영(62) 장관은 SNS를 통해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하게 조사하겠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무능과 부실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책임을 엄중히 묻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내용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신 졸지에 모든 포커스가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문체부에서 조사위원회를 ‘뚝딱’ 꾸린다고 하더라도, 조사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축구협회를 통째로 들여다봐야 하는 문제다.
결과가 나왔으니 책임지는 사람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정부 기관이 여기에만 힘을 쏟는 게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문체부가 할 일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민원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지도 못하는 세상이 됐다. 가뜩이나 인구절벽 얘기가 흉흉한데, 있는 아이들도 뛰지 못한다. 이게 다 체육과 연결된다.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 모두 해당한다.
국가체육정책을 책임지는 민관합동기구가 있다.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다. 무려 국무총리실 산하 기구다. 복수의 부서가 관여한다. 대체로 실무는 문체부가 맡는다. 이게 지금 ‘스톱’ 상태다. 1기 위원회가 지난해 12월로 끝났다. 이후 소식이 딱히 없다.

그나마 최 장관이 이달 초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구성이 마무리 단계다. 출범과 함께 2030 스포츠 비전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체육예산도 증액을 추진 중이다. 계속 정체상태였다. 체육기금도 다른 분야가 쓰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체육을 위해 더 많이 써야 한다”고 했다.
뭔가 그림은 그리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갑자기 ‘월드컵 참사’가 나오고 말았다.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블랙홀’급 이슈가 터졌다. 다 여기로 쓸려갈까 걱정이다. 스포츠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전부가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