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릉=김용일기자] 강원FC와 인천 유나이티드전이 열린 강릉종합운동장. 전반 18분께 강원 관중석이 어수선했다. 이를 본 강원 서포터 ‘나르샤’는 사이렌을 울린 뒤 “119!”를 외쳐댔다. 응급상황을 예감하게 했다.

경기는 5분 가까이 중단됐다. 강원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50대로 추정되는 남성 A씨가 경기 중 일어나다가 의식을 잃고 주저 앉았다. 깜짝 놀란 주변의 다른 관중 모두 애타게 소리를 질러 응급 상황을 전파할 수 있었다.

강원 구단은 재빠르게 구단 의무팀과 구급 요원, 경호 인력까지 A씨가 쓰러진 장소로 보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강원 관계자는 “현장 인력이 도착했을 때 A씨가 의식을 다행히 되찾았다고 한다. 스스로 걸어 퇴장했으며 현장에서 수액을 맞고 있다. 아내께서 현장으로 오셔서 A씨와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고 알렸다.

올 시즌 K리그에서는 유사한 응급 상황이 몇 차례 나왔다. 최근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팬이 여럿 있었다. 지난 7월 대전과 수원 삼성 경기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도 수원 원정석에 앉은 한 여성 팬이 과호흡 증세로 쓰러진 적이 있다. 이때 원정 팀 수원 의무진이 소식을 듣고 재빠르게 관중석에 진입한 데 이어 대전 구단도 경기장에 대기하던 구급차를 원정석 가까운 출입구로 이동해 환자를 탑승하게 한 적이 있다. 당시 해당 여성 팬은 병원 진단 결과 큰 이상 없이 귀가 조처했다.

지난 6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전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한 청년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치아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 응급구조사 등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지혈에 나섰고, 기도 확보까지 해 큰 위험을 방지할 수 있었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도 A씨가 의식을 찾는 과정에서 양 팀 선수들은 치열한 경기 중에도 공을 내보내고 환자 상태를 살폈다. A씨가 문제 없이 퇴장하자 강원 팬과 인천 원정 팬 모두 손뼉을 치며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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