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어제 터졌으면...아쉽죠.”

전날 대만과의 경기에서 답답했던 방망이가 못내 아쉽다. 진즉에 터졌으면 아시안게임 4연패의 길이 지금처럼 험난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야구대표팀 대체선수로 뒤늦게 합류한 윤동희(20·롯데)의 방망이가 달아오르고 있고, 김주원(21·NC)의 타격감도 좋다. 남은 금빛여정에서 분명 고무적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3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베이스볼 센터 제2구장에서 열린 대회 야구 B조 조별 라운드 최종전 태국과 경기에서 4회에만 10득점을 몰아치는 타선 집중력을 발휘해 17-0으로 5회 콜드 승을 거뒀다.

경기 후 만난 류 감독은 “초반 타선 연결이 잘 돼서 손쉽게 이긴 것 같다”며 “어제 (대만과의 경기) 좀 터졌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어쨌든 슈퍼라운드 진출했는데 일본, 중국을 꼭 이겨야 되는 상황이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타선에 약간의 변화를 준 것이 통했다. 류 감독은 홍콩-대만전에 고집했던 라인업을 조금 바꿨다. 하위타선에 뒀던 윤동희를 중심타선으로 옮기고, 강백호를 뒤로 빼 부담을 덜어줬다. 그리고 유격수에 김주원을 투입해 타선을 연결했다. 적중했다. 윤동희는 솔로 아치를 그리며 백투백 홈런을 완성했고, 대회 무안타로 전전긍긍하던 강백호는 첫 안타를 신고하며 2타점을 뽑아냈다.

류 감독은 “우리 타자 중에 윤동희가 가장 좋다. 그래서 타순을 3번으로 배치했다”며 “‘3번, 4번, 6번 타자를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연결이 잘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경기를 봤을 땐 ‘윤동희가 없었으면 어떡할 뻔 했나’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위타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 주인공은 유격수 김주원이다. 김주원의 타격감이 올라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 류 감독은 “김주원이 스윙 궤적이 좋다. 다음 경기에서 김주원을 유격수로 먼저 내 볼까도 생각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와 함께 태국과의 경기에서 4이닝 완벽투로 승리를 이끈 선발투수 나균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콜드 승을 앞둔 5회 마운드를 교체한 것은 체력안배 차원이라고 했다.

류 감독은 “시즌 초반에 나균안이 좋았다. 그런데 KBO리그에서 보면 가면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변화구가 약해졌다. 그게 걱정인데 슈퍼라운드에서 총력전을 할 것”이라며 “5회 교체한 것은 차후 체력안배를 위해서다”고 밝혔다.

아울러 등 담 증세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곽빈의 상태에 대해서도 알렸다. 그는 “(곽빈이)지금 등 뒤쪽에 담이 있다. 슈퍼라운드에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던질 수 있는 수준이다”며 “내일 쉬기 때문에 계속해서 체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