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유승호는 주로 선한 인물을 맡아왔다. 아역시절, 영화 ‘집으로’(2002)로 얼굴을 알린 뒤 꾸준히 선한 포지션에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차분하고 순한 마스크에 실제 성격도 착실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이 오히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방해가 됐다.
악역에 대한 갈증이 있던 유승호가 선택한 작품은 웨이브 오리지널 ‘거래’다. 고교 시절 축구 유망주였지만 꿈이 꺾인 뒤 사채 빚으로 방황하다 납치극에 휘말리는 이준성 역이 유승호를 끌어당겼다.
유승호는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열린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 제작발표회에서 “‘거래’는 주제 자체가 많이 신선했다. 친구가 친구를 납치한다는 것에 흥미가 있었다. 준성 캐릭터에도 매혹을 느꼈지만, 세 친구들 간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해보지 않은 캐릭터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준성이라는 인물을 만나고 기분이 이상했다. 제안을 주셨을 때 내가 해보지 않았던 연기라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속내를 전했다.
‘거래’는 높은 현실에 막힌 두 청춘이 우발적으로 친구를 납치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승호는 이준성을 연기하는 포인트에서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전했다.
유승호는 “처음에는 좀 어색했다. 처음 현장에 왔을 때처럼 어색했다. 다행히 배우들과 감독님 모두 나이대가 비슷했다. 긴장을 많이 풀어주셨다. 특히 유수빈이 현장에서 나의 긴장을 많이 풀어주려고 했고다. 나도 좀 친해지고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정곤 감독은 유승호의 중심을 눈여겨 봤다. 현실적인 상황과 타인의 주장때문에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중심을 잡는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누가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유승호를 떠올렸다.
이 감독은 “유승호의 짧은 머리가 보고 싶었다. 정말 멋있었다. 준성이라는 역할은 주변에서 흔드는 캐릭터다. 점점 그 강도가 강해지는데, 흔들리는 와중에도 자기중심이 확실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런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생각했다. 청년이지만, 자기 가치관이 뚜렷한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유승호에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승호 외에도 동휘, 수빈, 주영 배우 모두 제가 이 작품을 하면서 복이었다. 처음부터 함께 하고 싶은 배우들이었다. 이 역할에 이들만큼 잘 어울리는 배우는 없다고 확신한다. 공개 후 보시면 이 배우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에 잘 어울린다는 걸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거래’는 오는 6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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