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1~2층 철근량 최대 75% 누락 확인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철근 누락으로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LH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다른 단지(AA21BL)에서도 철근이 빠진 부실시공 사례가 더 있어 입주민들이 재시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사과정에서 문제점을 뒤늦게 파악하고 ‘전면재시공’을 요구했던 감리단장은 해임됐다.

스포츠서울이 LH검단신도시입주자협의회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13개 동 가운데 4동, 5동, 8동, 13동 지하 1~2층 벽체에 필요 철근량의 약 1/4 수준의 철근만 시공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외벽 부분 철근은 수직과 수평 방향으로 배치되는데, 12.96㎠가 들어가야 하는 수직 철근은 3.57㎠만큼만, 9.51㎠가 필요한 수평 철근도 3.57㎠만 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공된 철근량보다 보강해야 하는 철근 양이 몇 배로 많은 상황이다.

이후 LH에서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조치에 나섰다. 지난 6월23일 벽체 보강안을 통해 보강 두께를 100㎜(1차)로 늘린 다음, 29일에 120㎜(2차)로 보강 두께를 늘렸다. 이후 8월11일에는 보강 두께를 150㎜(3차)까지는 늘리는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애당초 공사과정에서부터 부실시공을 했으며, 설계 도면이 지하 1~2층과 지상 1~2층이 뒤바뀐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더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 조사한 결과 지상 1~2층의 철근량이 지하 1~2층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자협의회 등에서는 이번 철근 누락사태가 LH 전관 등으로 인한 하청 때문에 불거진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해당 단지를 설계한 곳은 디에이(DA)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로 최근 LH 전관업체라고 지목된 곳 중 하나이다. DA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LH가 주관한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다.

DA 측에서는 설계도면에 문제가 있는 것을 인지한 후 H 엔지니어링에 ‘공사추진 가능 각동 층수 검토 요청’ 구조검토 의견서를 보내 자문을 구했다.

이에 H엔지니어링에서는 검토의견서를 통해 “벽체 배근도 도면 오기에 따른 벽체 보강전 계속 시공 가능한 층수 구조검토 결과 4개동 모두 수직하층에 대해서는 현재 시공된 배근으로 만족하므로 지상 10층까지는 백체 보강공사와 동시에 진행하여도 구조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결과를 보냈다. 그러나 이 단지의 경우 최고층이 20층이어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5~6월 지하층 공사가 진행됐을 때 현장 감리단장을 맡은 목양 종합건축사무소 관계자가 철근 누락 사실 등 설계 도면 문제를 확인하고 LH 측에 ‘전면재시공’을 주장하자 그를 감리단장에서 해임했다.

해당 도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이 문제는 감리자가 설계도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철근 배근에 1차적인 책임 있다”며 “탄소섬유시트나 철판보강 방식 등 안전한 방식을 찾아 보강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보강 방식으로 입주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주민들은 ‘증타’ 방식을 통한 보강은 제대로 된 보강이 아니라며,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자협의회 관계자는 “신축 건물에 증타를 하는 전례가 없고 이건 재시공을 해야하는 문제”라며 “아파트에서 들어가서 살다가 건물이 붕괴되고 사람들이 죽고나야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하소연했다.

LH관계자는 “설계 도면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은 설계업체도 인정한 사실이고 현재 외부 자문을 받아 안전성이 보장된 보강방법을 채택했다”며 “감리단장 교체는 감리회사의 내부 문제”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 아파트 단는 2025년 6월 입주 예정으로, 전체 공정률 약30%를 보이고 있다. 현재 평균 4~5층 정도 건물이 올라간 상태로 9층까지 올라간 동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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