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차량 모든 데이터 제공” vs K카 “23년 업력으로 승부”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현대차가 지난 24일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기아차도 25일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중고차 서비스업 개시를 시작했다. 제조사가 직접 매입하고 인증 후 정비까지 해 판매하는 과정을 거치는 만큼 믿고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뚜껑을 열었을 때 가격과 품질이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업계의 큰 관심이었다.

스포츠서울이 25일 현대차 인증중고차 서비스 사이트와 케이(K)카 사이트를 놓고 비슷한 무사고 차량에 모델, 옵션, 연식, 주행거리 등 차량이 차이가 얼마가 나는지 직접 비교해봤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사이트에서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그랜저를 비교대상으로 골랐다. 22년 11~12월에 출고된 ‘그랜저 GN7 가솔린 3.5 5인승 AWD(4륜) 캘리그래피’ 모델은 5140~5335만원에 형성돼 있었다. 주행거리는 4913~6427㎞으로 사실상 신차에 가까웠다. 실제 차량을 클릭해서 들어갔을 때 360도 이미지 보기 등 정보가 상당히 많았다. 탁송정보, 타이어 마모도, 차량의 실제하부, 엔진점검 AI 성능 점검 통과 테스트, 실내 공기질 쾌적 상태, 차량의 실제 시트 이미지(확대 가능)까지 세세하고 꼼꼼하게 보여줬다.

케이카의 경우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는 차량이 딱 1대 밖에 없어 비교가 다소 아쉬웠다. 22년 12월에 출고된 ‘그랜저 GN7 가솔린 3.5 5인승 AWD(4륜) 캘리그래피’ 동일 모델로 2933㎞ 주행에 5400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현대차 인증중고차와 비교하면 주행거리가 1000~2000㎞ 짧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K카 가격이 최대 250만원 비쌌다. 현대차가 자사 차량들을 중고차로 매입하다 보니 대체적으로 최근 1~2년 최신 매물이 더 많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현대차가 차량 하부 사진까지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중고차 사이트에서 차량 외관과 내관만 보여준 적은 있어도 하부를 보여준 적은 없기에 이는 ‘파격’에 가까운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중고차 매매단지를 방문하면 차량들이 매매단지 주차장에 앞뒤로 빼곡하게 정렬돼 있어 시운전은 물론 차량 성능기록지 외에는 어떤 정보도 확인할 수가 없다.

이는 결국 ‘깜깜이 매매’로 이어진다. 중고차 매매단지 업계 관계자는 “차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만 차를 출고한 뒤에 가까운 공업사에 가서 리프트를 이용해 차량 하부에 빛을 비춰가며 엔진 누유 등의 하자를 체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이는 1%의 경우이고 보통의 소비자들은 이런 확인 절차를 확인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보니 ‘성능 기록지’를 중고차 매매상과 공업사 주인이 거짓으로 꾸며 성능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때문에 현대차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유용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활용한 인기 중고차 모델, 차량별 선호 성별, 나이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하이랩’ 서비스 등을 제공해 오프라인 매장 방문 없이도 온라인에서 차를 믿고 살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케이카는 5년, 10만㎞ 이하로 제한된 매물만 취급하는 현대차와 달리 국산·수입차를 다양하게 취급해 고객에게 만족도를 주겠다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특히 2015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3일 책임 환불 정책’를 비롯해 케이카의 비대면 온라인 구매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 이용 고객 대상으로 제공하던 혜택을 2021년부터 오프라인 직영점 이용 고객까지 확대해 현대차에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현대차를 의식해 ‘7일 환불제’ 프로모션까지 내걸었다.

케이카는 지난 2021년 10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23년 업력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이다. 직접 매입해 온 차량을 직접 판매하는 직영시스템으로 운영되며, 국내 최대 규모인 전국 48개 직영 네트워크와 이커머스를 동시에 운영하며 국내 중고차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약 81%를 선점하고 있다.

한편 25일 ‘기아 인증중고차’ 론칭 행사를 연 기아는 전기차 전문 제조사로서 보유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배터리 및 전기차 특화시스템 등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구조를 가진 전기차만의 ‘품질검사 및 인증체계’를 마련하고, 국내 최초로 총 5개 등급으로 구성된 ‘중고 EV 품질 등급제’를 선보인다.

전기차의 경우 차량가격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잔여수명과 안정성 평가가 잔존가치 산정에 결정적이다. 기아는 ‘스마트 EV솔루션’(EV 전용 진단기)으로 전기차 4대 시스템인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 △고전압 충전 시스템 △고전압 분배 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 등을 정밀 진단해 배터리의 현재 성능∙상태 등급을 산정한다.

김지민 기아 국내사업전략실 상무는 “국내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려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선상에 있는 중고차부문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라며 “우수한 품질의 인증증고차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기아 브랜드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도를 한층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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