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매수 총 8만5701건…전체 27.1%로 1위 차지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올해 3분기까지 전국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30대의 비중이 2019년 관련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40대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시장에서 30대의 약진은 서울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전국 아파트 거래 신고 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거래된 총 31만6603건의 매매 거래 가운데 30대가 사들인 건수는 총 8만5701건으로 전체의 27.1%를 기록했다. 이는 40대의 매입 비중 25.9%(8만2077건)를 웃돈다. 지난해 1~9월 전국 아파트 거래 비중은 30대가 22.4%, 40대가 24%로 40대가 더 컸다.

연간 거래량으로도 올해 들어 처음 30대가 역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30대의 매입 비중은 22.4%, 40대는 24.1%였다. 이미 서울에서는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지난 2019년 28.8%로 40대(28.7%)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특히 30대가 ‘영끌’ 현상이 나타난 2021년에는 서울에서 30대(36.4%)와 40대(26.4%)의 구매 격차가 10%p가 벌어지기도 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 관측된다. 경기도는 지난 2020년까지 40대의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2021년부터 역전돼 30대와 40대의 격차가 지난해 3.4%포인트(30대 27.3%, 40대 23.9%)에서 올해는 1∼9월까지의 격차가 4.3%포인트(30대 30.3%, 40대 26%)로 커졌다. 광역시 가운데 부산과 대구 등은 올 들어 30대의 매입 비중이 작년보다 커졌고 대전은 지난해 40대의 비중이 30대보다 컸지만 올해는 근소한 차이로 30대가 앞섰다.

지방에서는 제주도가 지난해까지 40대 매입 비중이 가장 컸지만 올 들어 처음으로 30대(28.7%)의 매입 비중이 40대(26.8%)를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30대의 아파트 매입 강화 현상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40대가 유주택자일 확률이 높은 상황 속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집값 상승률 둔화 등을 종합해보면 30대가 투자 목적보다는 실수요 목적으로 구매하는 패턴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정부의 보금자리론이나 신혼부부를 위한 저리 대출과 같은 혜택이 주어지면서 실수요 구입세대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30대 가운데 소득이 높고 주택 구매력은 높은 반면, 청약 당첨 가점이 부족해 일반 아파트 매매로 쏠리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서울 아파트의 평균 최저 당첨 가점은 55.4점이었다. 올해 상반기(1∼6월)의 평균 최저 당첨 가점(46.5점)보다 9점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37.3점)와 비교하면 18점 이상 올라 청약 가점이 높지 않은 경우 당첨 확률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규제 지역 해제와 추첨 확대로 가점제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남아있던 올해 초까지 전용면적 85㎡ 이하 서울 아파트는 당첨자 100%를 가점으로 가리는 등 꽁꽁 묶다보니 당첨 가점이 낮은 30대들이 일반 분양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백정렬 리얼투데이 차장은 “서울 지역가점이 높다보니 부부 두 명만 있거나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일빈 매매로 돌아선 게 올해 추세였다”며 “빌라 전세 사기 사건까지 겹치면서 비교적 가격 부담이 적은 85㎡ 이하에 청약이 몰렸고, 가점이 높아진 것이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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