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누군가 힘들 때 안아줄 수 있는 힘이 이제는 생긴 거 같다.”

빅스(VIXX, 켄·레오·엔·혁)가 다섯 번째 미니 앨범 ‘컨티넘’ 타이틀곡 ‘암네시아’로 돌아왔다. 지난 2019년 발매한 싱글 ‘패럴렐’ 이후 4년 2개월 만의 컴백이다. 신보 발매를 앞두고 만난 빅스는 “앨범명 ‘컨티넘’처럼 지속되는 기로 속에 새로운 출발점에 놓인 앨범이다. 빅스는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있다”고 말했다.

길었던 팀 공백기 만큼이나 빅스도 곡절이 많았다. 지난 2020년 멤버 홍빈이 트위치 라이브 음주 방송으로 물의를 빚고 탈퇴했다. 올해엔 멤버 라비가 병역 면탈 혐의로 물의를 빚고 팀에서 탈퇴했다.

연이은 팀내 악재로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본 맏형 레오는 “같이 많이 웃고 울었지만 그러면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든 순간, 무너질 때 옆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멤버들이 있었기 때문에 헤쳐 나가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 “차학연, 여전히 빅스”…활동 불참에 아쉬움 목소리도

길었던 터널을 지나 드디어 세상에 나오게 된 미니 5집 ‘컨디넘’은 각종 논란을 딛은 빅스의 첫 완전체 컴백으로, 팬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리더이자 배우 차학연으로 활동 중인 엔이 불참 소식을 전하면서 다시금 논란에 불을 붙였다.

현재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에 출연 중인 엔은 “내 뿌리가 빅스라는 것을 잊지 않고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연이은 멤버 이탈 사태를 겪었기에 어느 때보다 ‘똘똘 뭉친’ 빅스를 보고 싶었던 팬들은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레오는 “타이밍이 잘 안 맞았다. 학연이는 빅스 활동을 정말 하고 싶어 했다”며 “하지만 4년이란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꼭 앨범을 내야한다는 멤버들의 생각이 모였고, 이미 학연이는 하기로 했던 작품이 있던 상황이어서 빅스로 함께하지 못하게 됐을 때 누구보다 답답하고 속상해했다. 오히려 우리가 미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선 “(차학연이)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멤버들에게는 그런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학연이는 빅스다. 여전히 우리 멤버이고 친구고 형이기 때문에 학연이를 더 예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데뷔 11년차, ‘원조 콘셉트돌’의 귀환

‘연속’이라는 주제를 담은 신보 ‘컨티넘’은 멤버 개개인의 성장과 빅스의 끝없는 발전이라는 메시지를 내포했다. 타이틀곡 ‘암네시아’는 몽환적 보컬과 중독성 있는 기타 선율의 알앤비 기반 미디엄 템포 곡이다.

2012년 데뷔한 빅스는 독특한 콘셉트와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사슬’, ‘이별공식’, ‘다칠 준비가 돼 있어’, ‘도원경’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매했다. 특히 뱀파이어부터 지킬 앤 하이드, 저주인형, 동양 판타지 등 분장에 가까운 메이크업과 뮤지컬 같은 연출로 당시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는 낯설었던 다양한 콘셉트들을 시도하며 가요계 독보적인 ‘콘셉트돌’로 자리매김했다.

혁은 “이젠 K팝이 콘셉트를 빼면 설명할 수 없는 장르가 됐다.예전처럼 그저 ‘콘셉트돌’로만 돌아온다는 건 진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며 “빅스만의 정체성인 무게와 다크함은 가져가되, 멤버 모두가 뮤지컬 등을 통해 연기도 하기 때문에 시네마틱하고 누아르적 요소들을 음악과 뮤직비디오에 풀어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퍼포먼스도 빼놓을 수 없다. 멤버 전원의 신장이 180cm가 넘는 빅스의 장신을 살린 안무가 인상적이다. 혁은 “빅스의 강점 중 하나가 피지컬이라 생각한다. 위댐보이즈 바타가 안무에 참여해 과하지 않게 남성스러움을 보여드릴 수 있는 선들 위주의 동작을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이들은 다음 달 9~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빅스 라이브 판타지아 컨티넘’을 개최한다. 지난 2019년 열린 단독 콘서트 이후 4년만의 공연이다. 이미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됐다.

레오는 “오래 기다리신 만큼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보러와 주셔서, 그런 팬분들과 함께 뛰어놀고 싶은 마음이 저희를 더 설레게 한다”며 “‘세 명이서 어떻게 채울까’ 누군가는 걱정을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저희는 세 명이서 충분히 그 이상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1995년생으로 팀 내 막내인 혁은 군 복무를 앞두고 있다. 그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게 목표이자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빅스 활동은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레오는 “멤버 수가 부족해졌다고 그걸 숨기고 싶지 않다. 우리가 다시 만났을 때 몸집이 더 커져서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겠구나 오히려 기대감을 심어드리고 싶다”고 완전체로 돌아올 빅스의 모습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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