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여수=김민규기자] “47세 금메달요? 할 수 있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스파5)’ 종목에서 44세의 나이로 ‘한국선수단 최고령 금메달’ 역사를 쓴 김관우가 ‘아시안게임 2연패’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스트리트파이터’가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 종목에 포함되는 것이 우선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47세 노장 투혼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자신이 세운 ‘한국선수단 최고령 금메달’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겠다는 의지인 셈.
김관우는 17일 전남 여수시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한·중·일 e스포츠 대회’에서 만나 이같이 밝혔다. 대회 개막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무대에 등장한 김관우는 대회 기간동안 팬 사인회와 토크 콘서트, 관람객과 이벤트 매치를 진행하는 등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했다.
항저우 AG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김관우. 그동안 어떻게 보냈을까. 그는 스포츠서울과 만나 “(항저우 AG가 끝나고) 엄청 바쁜 시간을 보냈다. 초반에는 방송 출연이 많았고, 요즘은 e스포츠 관련 행사에 많이 초청받고 있다”며 “지상파 3사 방송에 모두 출연했다. 내 생애 이런 일이 있을까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특히, 예능 프로인 ‘돌싱포맨’에서 연락해 온 것은 정말 많이 놀랐다. 첫 예능이라 긴장도 많이하고 감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털어놨다.
방송 덕분일까. 거리에 나가면 알아보는 팬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자신의 삶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
김관우는 “정말 다른 사람의 삶인 것 같다”고 운을 떼며 “나를 알아봐주는 팬들이 많아졌다. 부산 지스타 때 친구들과 식당에 갔는데 어린 친구들이 알아보고 사인과 사진을 요청해 신기했다. 이번 한중일 대회에서도 많은 팬들이 좋아해 줘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바쁜 나날 속에서도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했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스파5’ 대신 신작 ‘스파6’를 연습하며 다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관우는 “스파6를 재밌게 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준비하느라 스파5만 해서 스파6 연습을 많이 못 했다. 뒤늦게 쫓아가는 상황이다”며 “스파6에는 내 최애 캐릭터인 ‘베가’가 없다. 신규 캐릭터 ‘마리사’와 ‘아키’ 두 캐릭터를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파6은 나고야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될 가능성이 큰 종목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일본에선 스파6 프로 리그도 있고, 격투게임이 강세인 지역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열심히 준비하다가 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 기회가 온다면 망설임 없이 도전할 것이다. 44세를 넘어 47세로 선수단 최고령 금메달 기록을 한 번 더 경신해 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2023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해였다. 내년에도 의미 있는 해가 되도록 컵 대회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김관우는 “올해는 큼직한 이벤트가 많은 한해였다. 올해 초 격투게임 ‘끝판왕’이라 불리는 캡콤컵에 참가한 것을 비롯해 1년 연기되면서 개최가 불투명했던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금메달을 딴 것이 특별하고 뜻깊은 해였다. 내가 게임을 하면서 이렇게 큰 이벤트를 겪은 것은 처음이다”고 돌아봤다.
이어 “최근 격투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즐기는 이용자들도 많아진 것 같다. 세계 대회도 계속 열린다. 감독님과 함께 앞으로 더 열심히 할 것이다. 내년 캡콤컵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이룰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그는 e스포츠 꿈나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건강한 신체와 실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관우는 “타고난 실력도, 이를 위한 건강한 신체도 중요하다.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력도 나올 수 없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좌절에 부딪혔을 때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꾸준히 도전하길 바란다”며 “나도 체력과 실력이 되는데까지 계속해 활동할 것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