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기자]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가 혹평과 호평사이를 걷고 있다. 지난 2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파트1은 24일 플릭스패트롤 기준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24일 기준 13개국에서 1위,8개국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커뮤니티에서는 호평과 혹평이 정확히 나뉜다. 영화정보 사이트 ‘아임디비’에서는 7.1의 무난한 평점을 받았다. 특이한건 중간점수보다는 10점과 1점에 점수가 몰려 있다는 점이다. 평가가 극과 극이다.

‘경성크리처’는 사람을 찾는 이야기다. 해방을 앞둔 1945년 경성의 봄을 배경으로 전당포 금옥당의 대주이자 경성 내 최고의 정보통 장태상(박서준 분), 모친을 찾아 나선 토두꾼 윤채옥(한소희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시청률 49.3%를 기록한 KBS2 ‘제빵왕 김탁구’(2010), SBS ‘낭만닥터김사부’시리즈의 강은경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고 SBS ‘스토브리그’(2019)를 연출한 정동윤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주인공 장태상은 경시청 경무관 이시카와(김도현 분)의 애첩 명자(지우 분)를 찾아야 한다. 윤채옥은 아버지 윤중원(조한철 분)과 께 모친 최성심(강말금 분)을 찾아 헤맨다.

죽은 사람도 찾아낸다는 토두꾼이 10년 넘게 헤맸고, 경성 최고의 정보통 장태상이 주위를 샅샅이 살펴봐도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하나둘씩 얻게 되는 정보는 베일에 감춰진 옹성병원을 향한다. 세 사람이 힘겹게 들어간 옹성병원엔 총을 든 일본군보다 무서운 괴물이 존재했다.

혹평의 포인트는 초반부다. 인물 소개와 배경 설명 등 초반 도입부에서 지쳐 떨어졌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느린 전개와 힘이 잔뜩 들어간 인물들이 걸림돌로 작동한다. 배경은 1945년이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현대극의 이미지다.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점이 혼란을 준다. 3화까지 크리처는 손만 나온다.

인물 간의 관계는 헐겁고 대사는 오글거린다. 채옥과 태상이 만나 갈등을 일으키는 대목이나, 태상이 채옥에게 호감을 느끼고 힘을 모으는 과정이 엉성하다. 마치 으스대듯 독립운동을 하는 권준택(위하준 분)의 “자네 가슴에 조선이란 나라는 없는 것이냐”란 반복되는 대사는 예상가능한 복선으로 활용된다.

가장 큰 문제는 역사적인 고민 없이 가벼운 태도로 시대상과 크리처를 엮었다는 점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조선인을 상대로 쓴 생체 실험은 역사적으로 잊을 수 없는 상처다. 작품엔 일본군이 왜 생체 실험에 집요했는지, 그것으로 일구려고 했던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뇌를 이용한 생체 실험으로 크리처가 만들어졌다고만 나온다. 그 크리처를 전쟁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설계나, 위기감도 없다.

촘촘하지 못한 서사는 당시 정치외교사적 고민을 녹여내지 못한 채 일본군을 극악무도하게 표현했다. 덕분에 분노한 일본 팬들이 한소희의 SNS에 조롱과 악플을 남기는 결과만 남겼다.

박서준과 한소희, 위하준, 조한철, 수현, 김해숙 등 뛰어난 배우들마저 대본이 탄탄하지 않다 보니 연기가 이리저리 튄다. 특히 두 주인공이 아쉽다는 평가다.

가벼운 처신과 깊이 있는 장태상을 오가는 박서준의 연기는 자연스럽지 않다. 스며들 듯 이어져야 하는데 한 인물 사이에서 차이가 크다. 한소희는 발음이 불명확하고 감정연기가 어색하다. 예쁜 얼굴만 돋보일 뿐이다. 두 배우의 티키타카가 전혀 빛을 보지 못한다.

초반부 지루한 배경 설명을 넘긴 뒤 크리처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4회부터 다소 몰입도가 높아진다. 넷플릭스의 또다른 크리처물 ‘스위트홈’ 시리즈와는 다른 그로테스크한 괴물이 일본군들을 처치하는 모습은 강한 임팩트를 남긴다. 본격적인 액션은 압도적이다. 특히 채옥과 크리처가 정면으로 맞붙는 대목은 강렬하다.

그럼에도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너무 감정적이라는 점이 아쉽다. 당장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것을 보는데도 공포보다 슬픔이 앞선다.

파트1은 옹성병원에 갇힌 조선인을 채옥과 중원이 탈출시킨 가운데 병원에 홀로 남은 장태상의 뒷모습에서 마무리 된다. 아울러 명자가 새로운 크리처로 변할 것으로 암시돼, 더 큰 위기가 예상된다. ‘경성크리처’ 파트2는 내년 1월 5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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