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요란하지 않으면서 최강의 전력을 유지하는 팀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LA 다저스가 오프시즌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 등을 영입해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으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려면 애틀랜타의 벽을 넘어야 한다.

6년 연속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NL 동부는 빅마켓에 재정이 튼튼한 팀들이 여럿 있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이다. 이런 여건에서 6년 연속 지구 우승은 대단한 쾌거다.

핵심의 인물은 2017년 11월부터 제네럴매니저와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알렉스 앤서포울로스(46)다. 구단은 지난 1월 2031년까지 연장 계약으로 힘을 실어줬다.

앤서포울로스는 팜팀 육성, 유망주 발굴, 적절한 트레이드, 장기 계약 등으로 전력 누수를 최대한 줄이고 해마다 지구 우승 전력을 일궈냈다. 그는 2루수 오지 알비스, 2023년 NL MVP가 된 로널드 아큐나 주니어와 연봉 조정 대상도 되기 전에 장기계약을 맺었다.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을 FA로 빼앗기자 오클랜드 에이스에서 맷 올슨을 트레이드했다. 이어 8년 1억68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팜팀에서 올라온 3루수 오스틴 라일리도 10년 2억1200만 달러에 사인해 브레이브스맨이 되도록 길을 열었다.

브레이브스의 경쟁력을 갖춘 전력 유지는 장기 계약에 비롯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장기 계약의 긍정적인 효과다.

하지만 장기 계약의 역기능도 있다. 바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본보기다. 전력이 약화될 때 장기 계약에 발목이 잡힌다. 전력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게 된다. 내야수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파드리스 AJ 프렐러 단장은 14일 애리조나 피오리아에서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놓았다. 2023시즌을 마치고 트레이드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이 언급된 선수가 김하성이다.

전력상 김하성 트레이드는 불가다. 현 전력으로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애매하다. 그런데도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재정 취약 때문이다. MLB 네트워크도 이날 지적했다. 김하성은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다. 2025년 상호 옵션이지만 김하성이 받아들일 리 만무다. 연봉 700만 달러 옵션이다.

예전처럼 재정이 풍부하다면 요즈음이 장기 계약 논의 시기다. 보통 시즌 후 검증된 선수의 경우 FA를 선언하기 전에 장기 계약하는 게 관행이다. 하지만 돈이 없어 FA로 빼앗기기 전에 김하성을 매개로 마운드를 보강하겠다는 의도다. 프렐러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해 트레이드가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 프렐러 발언을 종합하면 개막 전까지도 협상할 것으로 보인다.

파드리스는 2027년까지 장기 계약으로 5명의 연봉만 1억2400만 달러(1656억 원)다. 매니 마차도 4000만 달러,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각각 2500만 달러, 선발 투수 조 머스그로브 2000만 달러, 다르빗슈 유 1400만 달러다.

1억2400만 달러면 MLB 팀 연봉 20위에 해당되는 액수다. 전력 보강에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5명으로 포스트시즌 경쟁을 갖출 수는 없다. 오히려 몸을 사리지 않고 팀 캐미스트리의 마스코트격인 김하성이 팀에서는 더 필요하다.

미국 스포츠는 비지니스다. 이익이 되면 팬들의 비난을 감수하고도 트레이드를 한다. 김하성이 2024시즌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마칠 가능성은 현재로서 적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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