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국내 최고의 프랜차이즈 영화로 꼽히는 ‘범죄도시4’가 개봉 첫 주 만에 1000만 영화 고지 발판을 마련했다.
28일 배급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이날 오후 누적관객수 400만을 돌파했다. 손익분기점이 되는 350만 관객을 5일 만에 넘은 것이다. 지난 27일 하루 동안 121만9054명을 동원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가운데 얻은 성과다.
영화계에서는 개봉 첫 주 약 5일 동안 누적관객수 200만 관객을 넘으면 대체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한다. 개봉 초 흥행에 시동을 걸면 입소문이 번지고 2주 차부터 뒷심을 발휘한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1300만 관객 이상을 모은 ‘서울의 봄’(2023)은 개봉 5일 만에 189만 관객을 모았고, 1100만 관객을 돌파한 ‘파묘’는 같은 기간 262만 관객을 동원했다. ‘범죄도시4’는 프랜차이즈 시리즈라는 점에서 오리지널 영화보다 뒷심이 떨어질 전망이지만 초반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좋은 편이라 1000만 고지는 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개봉 전 평단에서는 ‘범죄도시4’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다. 무술 감독 출신 허명행 감독의 수준 높은 액션과 더불어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 캐릭터가 공포를 느낄 정도로 강력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반대로 장이수(박지환 분)를 활용한 유머에 대한 패턴이 읽혔고, 유머와 액션이 뚜렷하게 구분돼 딱딱 끊긴다는 비판도 있었다.
개봉 후 관객들은 전반적으로 호평을 내놓고 있다.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 비판적 목소리가 높지만 대체로 가족과 함께 즐길만한 작품이라는 평가다. CGV 골든에그지수는 92%, 메가박스 관람객 평점도 88.4를 기록하며 오락영화로서는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첫 주 상승세만큼 중요한 수치가 월요일 관객 수다. 이는 향후 관객 동원 추세를 알 수 있는 핵심 수치다. 월요일 수치를 통해 그 주 관객수를 예상한다”라며 “‘범죄도시4’는 워낙 기세가 좋고, 노동절 연휴까지 있어 무난히 1000만은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범죄도시4’가 지나치게 많은 상영관과 좌석을 독점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독과점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7일 ‘범죄도시4’의 좌석점유율은 85.5%를 기록했다. 극장 전체 좌석이 10개라면 8~9개가 ‘범죄도시4’에 배정된 격이다. 상영 점유율은 81.9%(상영횟수 1만5674회)에 달했다. 2019년 스크린 독과점으로 비판받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개봉 당일 상영점유율(80.8%)과 좌석점유율(85%)을 뛰어넘은 수치다.
같은 날 개봉한 ‘챌린저스’(2.8%)를 비롯해 ‘몬스터 프렌즈’(0.9%), 전주 개봉한 ‘고스트버스터즈:오싹한 뉴욕’(0.4%), ‘정순’(0.1%)의 상영점유율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다. ‘범죄도시4’를 제외한 영화는 사실상 상영 기회를 얻지 못한 셈이다.
영화관 관계자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직 영화관 회복률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 55%에 머물러 있어,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국내 영화관들은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아울러 ‘범죄도시4’ 외에 관객의 선택을 받을만한 한국 영화가 없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영화계가 호황이거나, ‘범죄도시4’에 비등한 다른 작품이 있었다면 배치를 했을 것이다. 여전히 영화관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4월 내내 영화관엔 관객이 없었다”며 “300만 정도 되는 영화 없이 이따금씩 터지는 1000만 영화로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