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2번에 손아섭이 들어가는 타순을 유지할 계획이다.”
NC가 타순 실험에 진심이다. 시즌 초반 구상한 타순이 적중하며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엔 ‘정상 등극’을 향한 새 타순을 짰다. 이전 버전은 득점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었다면 새 구상은 강한 ‘2번’이 핵심이다. NC ‘캡틴’ 손아섭(36)이 열쇠다. 사령탑은 손아섭을 2번 타순에 기용해 공격력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리드오프는 박민우로 변함이 없다. 다만 박민우와 테이블 세터를 꾸릴 2번이 권희동에서 손아섭으로 바뀌었다. 대신 박건우 맷 데이비슨 권희동으로 중심 타선을 완성했다. 1~5번 타순에서 바뀐 것은 딱 하나 2번 손아섭이다. 시즌 초반 주춤한 손아섭의 타격감을 고려했다.
NC 강인권 감독은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타순 배치는 계속되는 고민인 것 같다. 처음 생각했던 라인업을 한 시즌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는데 여의찮은 것 같다”며 “(손)아섭이를 2번에 둔 것은 타격감이 제 컨디션으로 올라오지 않아서 ‘타석수를 많이 쌓아주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월 들어 아섭이가 컨디션을 찾고 있다. 조금씩 타격감이 올라와 당분간 현재 타순으로 갈 생각이다. 투수에 따라 변화도 줄 수 있는데 1번 박민우와 3번 박건우 4번 데이비슨은 고정해 놓고 손아섭 권희동을 바꿔 기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손아섭은 3번 타순이었다. 최근 2번에 배치됐을 때와 타율 차이가 난다. 3번에서 타율 0.291(117타수 34안타)를 쳤다. 2번 자리에선 타율 0.370(27타수 10안타)까지 올랐다. 손아섭은 지난 4일 인천 SSG전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번 타순에 손아섭과 권희동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강 감독은 “(손)아섭이가 주자가 있을 때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 주자가 있는데 타점 생산을 못하면서 스스로 미안해하는 것 같아서 2번으로 옮겼다”며 “팀에 도움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권)희동이도 5번에서 안정적으로 잘 해줘 이 타순을 유지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NC는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2위(22승13패)로 선두 KIA(23승12패)와 1경기 차다. 타순도 중요하지만 외국인 원투펀치를 비롯해 토종 투수가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3.64로 10개 구단 중 1위, 타율은 0.275를 적어 5위다. 투타 조화가 NC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강 감독은 “국내 선발진이 생각했던 것보다 안정적으로 잘 던져주고 있다. 외국인 투수도 마찬가지다. 불펜 역시 한재승 김재열 등이 기대 이상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며 “베테랑과 젊은 선수, 투타 조화 등 여러 부분이 조화를 이뤄 기대 이상 승률을 올리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