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이번시즌 첫 연패이자 두 번째 3연속경기 무승 부진에 빠진 K리그1 ‘디펜딩 챔프’ 울산HD는 ‘묘책’ 마련에 분주하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연달아 K리그1을 제패할 때도 여러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이번시즌엔 ‘결’이 다르다.

우선 홍 감독이 과거 각급 대표팀을 지휘할 때부터 가장 중시하는 수비 조직력이 주력 선수 노쇠화 등과 맞물리며 흔들리고 있다. 울산은 13경기에서 16골을 내줬다. 그중 75%에 달하는 12골을 후반에 허용했다. 핵심인 베테랑 센터백 김영권이 지난겨울 아시안컵에 국가대표로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쉼 없이 달려오면서 지칠 대로 지쳤다. 게다가 올해 황석호, 마테우스 등 울산 수비진에 새 얼굴이 대거 가세했다. 김영권은 동계훈련, A매치 휴식기에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며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그를 중심으로 수비 판을 짜오던 울산에 커다란 변수가 됐다.

박용우(알 아인)가 중동으로 떠난 뒤 최후방 수비 앞에서 일차저지선 구실을 해야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도 여전히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여기에 공수 기능을 다양하게 수행하는 오른쪽 풀백 설영우가 어깨 수술로 이탈, 조직력이 더 크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개편이 필요한데, 설상가상 부상 악몽까지 드리웠다. 울산은 지난 11일 광주FC 원정에서 심상민이 풀백으로 모처럼 선발 출전했는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볼경합 때 상대 팔꿈치에 얼굴을 맞았다. 그는 코뼈가 골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수술대에 오르고 재활까지 고려해 한달여 공백이 불가피하다. 홍 감독은 왼쪽 풀백 이명재가 강행군을 펼쳐 여름레이스를 대비, 심상민의 실전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뼈아픈 부상자 발생은 공격진도 마찬가지. 스트라이커 김지현이 훈련 중 무릎을 다쳐 신음하고 있다. 울산은 최근 주민규, 마틴 아담 등 같은 포지션 골잡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특히 아담은 내달 헝가리 국가대표로 유로2024에 참가한다. 홍 감독은 김지현을 주민규와 번갈아 뛰게 하려고 했는데 여의찮다.

공수에 걸쳐 부상 변수까지 몰리면서 홍 감독은 이르게 플랜B, C 수립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에서 스트라이커 부재 때 번뜩이는 제로톱을 가동해 효력을 본 적이 있다. 또 수비 역시 변칙적인 스리백 등을 통해 위기 탈출 동력으로 삼았다. 홍 감독이 ‘경험치’를 발휘해 다시 한번 어둠의 그림자를 걷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홍 감독은 지난 19일 강원FC와 원정에서 0-1로 패한 뒤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를 지금 당장 준비하는 게 아니라 이전부터 준비했다. 새롭게 훈련해야 한다”며 개혁을 예고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