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선두 경쟁을 이어가던 포항 스틸러스에 ‘부상 악령’이 닥쳤다.

포항은 최근 두 경기에서 3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지난 19일 수원FC와 13라운드에서는 미드필더 김종우가 전반 추가시간 종아리를 부상했다. 검사 결과 종아리 근육 손상으로 4~6주가량 시간이 필요하다.

25일 FC서울과 ‘김기동 더비’에서는 두 명이 이탈했다. 선발로 출전한 수비수 신광훈과 공격수 조르지다. 신광훈은 수비하는 과정에서 서울 선수와 충돌해 타박상을 입었는데, 종아리 근육에 불편함을 느껴 전반 17분 어정원과 교체됐다.

조르지는 후반 11분 갈비뼈를 다쳤다. 들것에 실려나갈 정도로 상태는 좋지 않아 보였는데,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다. 포항 관계자는 “당분간의 경기 출전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잘나가던 포항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번시즌을 앞두고 포항 지휘봉을 잡은 박태하 감독은 ‘실전 감각 우려’에도 불구, 포항에 세밀한 전술을 더해 팀을 상위권에 올려뒀다. 지난 19일 수원FC에 0-1로 패하기 전까지 11연속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한 수원FC와 FC서울(2-2 무)전에서 주축 선수들이 부상 탓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김천 상무와 울산HD와 선두 경쟁에 한창인 가운데, 주춤한 포항은 이달 1일 선두 탈환 이후 약 한 달 만에 2위로 내려왔다.

사실 시즌 중 주축 선수의 부상은 드문 일이 아니다. 리그 38경기의 대장정에서 언제 어디서든 부상 선수가 나올 수 있지만, 선두 경쟁을 하는 팀에게는 더 큰 악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대체 선수가 들어와 자리를 메울 수 있지만, 확실한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포항은 최근 골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4경기 4골이다. 경기당 1골이지만, 서울전 상대의 자책골을 제외하면 경기당 1골이 채 되지 않는다. 서울이 멀티골 이상을 넣은 경기는 지난 1일 강원FC(4-2 승)전 이후 없다.

박 감독 체제의 유연한 포메이션 변화와 용병술 등이 적중하며 흐름이 좋았던 포항에 시즌 첫 번째 위기가 들이닥친 셈이다.

다행인 건 28일 광주FC 원정경기와 내달 1일 김천 상무전 이후 2주 간의 A매치 휴식기를 맞이한다. 포항은 이를 재정비 기간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