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1996년 벽돌폰들 사이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피처폰시장을 평정했던 모토로라 스타텍. 세계 최초 폴더형 휴대폰을 선보이며, 2000년대에는 부(富)를 상징하는 ‘황제폰’으로 불렸다. 최근 아날로그 감성이 유행하던 때에도 소장용으로 인기를 누렸으며, 현재도 중고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신제품은 인기가 없다. 2010년까지 휴대폰 판매량 세계 1위를 점했던 모토로라가 한국 시장에서는 곤두박질쳤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삼성 ‘갤럭시Z플립 5’의 경쟁 제품으로 내놓은 모토로라 ‘레이저 40 울트라’ 판매량이 몇백대 수준에서 멈춘 것. 판매가 129만9000원(256GB)에서 90만 원대로 떨어뜨렸으나, 한국 소비자는 여전히 모토로라 제품에 관심이 적다.
10여년 만에 돌아온 한국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절대적 강자인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 사이에서 비빌 곳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레노버 산하 중국 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69년 아폴로 11호 달 착륙 때 닐 암스트롱의 목소리를 전달한 우주 통신용 무전기를 개발했고, 1973년 인류 역사상 최초의 휴대폰을 만들었지만, 현재 자체 기술력은 삼성이나 애플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레이저 40 울트라가 세상에 공개됐을 때부터 이미 논란은 시작됐다. 신제품이라고 내놓은 새 폴더블폰이 갤럭시Z플립 5의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것. 무게는 X플립 5보다 3g 더 무거운 187g이었다.
기술력에서 차이를 보였다. 갤럭시 시리즈는 신제품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대거 탑재해,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그러나 모토로라는 여전히 겉모습만 비슷할 뿐 어느 기업이나 가지고 있는 기술로 차별화 전략에서 뒤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 철수를 고민해야 한다는 반응도 일었다. 그러나 모토로라는 올 하반기 ‘레이저 50’과 ‘레이저 50 울트라’ 출시를 예고하며 재도전장을 던졌다.
레이저 50 울트라의 내외부 디스플레이는 모두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를 채택했다. 특히 외부 디스플레이는 전작 대비 2배 이상 커진 3.6인치이며, 스마트폰을 완전히 펼쳤을 땐 6인치다.
후면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는 5000만 화소, 셀피 카메라는 32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다. 앱 프로세서(AP)는 삼성 예고작 ‘갤럭시Z플립 6’에도 적용됐다고 알려진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를 채택했다.
모토로라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제품이지만, 여전히 경쟁상대는 앞서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파리올림픽을 기념해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Z 6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애플도 빠르면 9월 중순, 늦어도 10월 초에 신제품 ‘아이폰 16 시리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샤오미까지 자체 첫 플립형 폴더블폰인 ‘믹스 플립’을 예고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