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 기자] 지독하게 오래간다. 언젠가는 끊어질 것 같은데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다. 감독에게 자청해서 면담까지 했다. LG 상대로 유독 약한 KT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34) 얘기다.

쿠에바스는 9일 수원 LG전에 앞서 이강철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쿠에바스 통역까지 셋이 전날 경기를 돌아보면서 LG전에 고전하는 원인을 찾으려 했다. 쿠에바스는 지난 8일 수원 LG전에서 5이닝 7실점했다. KBO리그에 입성한 2019년부터 통산 LG전 평균자책점 9.00. 9번 LG를 상대해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구위 문제는 아니다. 전날도 쿠에바스는 LG 상대로 시속 150㎞를 던졌다. 하지만 LG 타자들은 이를 두려움 없이 공략했다. 스트라이크존 코너로 향하는 투심과 컷 패스트볼이 LG만 만나면 실종된다.

이 감독이 꼽은 원인도 여기에 있다. 그는 “이상하게 쿠에바스가 LG만 만나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이 나온다. 다른 팀을 상대할 때는 스트라이크존 사이드로 던지는 데 LG 타자를 상대할 때는 가운데로 간다”며 “본인도 답답한 듯 분명 코너를 보고 던졌는데 가운데로 간다고 하더라. 그래도 올해는 첫 경기부터 승리하지 않을까 했는데 또 안 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이상하게 어려운 팀이 꼭 있다. 쿠에바스가 제구 얘기를 해서 그냥 ‘그래서 LG에 안 되는 거다’고 얘기하면서 대화를 마쳤다”며 “반대로 벤자민은 LG 상대로 유독 잘 된다. 다른 팀과 만나면 가운데로 가는데 LG와 상대하면 기가 막히게 코너워크를 한다. 오늘 벤자민이 나오니까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벤자민은 통산 LG전 평균자책점 1.49로 극강이다. 쿠에바스와 정반대다. 지난 4월6일 LG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벤자민은 5월12일 후 팔꿈치 불편함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가 지난 4일 수원 한화전에서 복귀했다. 당시에는 투구수 61개였는데 이날은 투구수 제한 없이 정상적으로 선발 등판한다.

이번 주 전패로 5연패에 빠진 KT다. 벤자민이 LG전 호투를 이어가야 연패 탈출 첫 단추를 맞출 수 있다. 이날 KT는 포수 강현우를 엔트리에 넣고 김준태를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