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연차에 비해 해외 공연의 경험이 많다는 게 저희만의 강점입니다.”
2021년 첫 번째 미니 앨범 ‘체크-인’으로 데뷔한 블리처스(진화, 주한, 샤, 크리스, 루탄, 우주)는 탄탄한 라이브와 퍼포먼스 실력을 갖췄지만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대형 기획사 출신 보이그룹들이 물밀듯이 나오고 팬데믹 시기와 맞물리며 국내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 블리처스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지난 2022년 데뷔 약 9개월 만에 미국 투어를 시작했고 아시아, 유럽뿐만 아니라 K팝 그룹 최초로 파키스탄에 입성했다. 인도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여는 등 K팝 아티스트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까지 무대를 누볐다.
루탄은 “데뷔 초에는 팬데믹 시기라서 카메라만 보고 무대를 했는데 미국 투어에서 처음으로 팬들 앞에서 무대를 했다. ‘이런 게 무대구나’라는 재미를 처음 느꼈다”고 회상했다. 파키스탄, 인도 공연을 떠올린 크리스는 “걱정이 컸는데 K팝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아서 바쁘고 지쳐 있는 저희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 영국 열광케 한 블리처스 “K팝 아이돌 최초, 자신감 되찾았죠”
블리처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영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이하 BGT)에서 출연 제의가 왔다. 어렵게 찾아온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9년 그룹 방탄소년단이 출연해 축하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루탄은 “작년 12월 말 국내 컴백을 준비하던 중 연락을 받았다. ‘마카레나’ 뮤직비디오를 인상 깊게 보셨다고 하더라”라며 “처음엔 고사했는데 재차 러브콜을 주셨다.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거 같았다. 우리가 배우고 성장할 기회라고 판단해서 컴백을 조금 미루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떠올렸다.
블리처스는 지난달 영국 ITV 예능 ‘BGT’에 K팝 아이돌 최초로 출연했다. 오차 없는 칼군무에 고난도 아크로바틱 안무를 더한 화려한 퍼포먼스, 흔들림 없는 라이브로 심사위원들의 올 예스(ALL YES)를 받아 준결승에 진출했다.
샤는 “열흘동안 잠도 잘 못 자고 준비했다. ‘우리는 이런 팀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모였다. 준결승 무대에서는 멤버들이 의상과 무대 구성 등 의견을 직접 내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진화는 “당당히 우리가 지금까지 연습한 걸 보여주고 오자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래서 다들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우주는 “관객들이 같이 즐기는 걸 보고 무대에서 더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아쉽게 우승의 문턱은 넘지 못했지만 영국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무게감을 생각하면 값진 성과다. 멤버들 역시 이번 경험을 통해 팀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 블리처스, 무더위 날릴 ‘슈퍼파워’로 ‘서머킹’ 정조준
블리처스는 무더위를 날릴 미니 4집 ‘런치박스’로 국내에 돌아왔다. 지난해 4월 발매한 두 번째 싱글 ‘마카레나’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당시 강렬한 비트와 중독성 강한 안무로 화제를 모은 이들은 이번에도 신곡 ‘슈퍼파워’로 유쾌한 에너지를 전파한다.
새 앨범에 대해 진화는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을 때 선물 받은 느낌이 들곤 했다. 팬들에게도 그런 선물같은 시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런치박스’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슈퍼파워’는 베이스라인과 색소폰이 돋보이는 프렌치 하우스 비트에 블리처스의 시원한 에너지를 담은 곡이다. 맥주 한 잔과 치킨, 잘될 거라는 말 한마디가 힘이 되듯이 블리처스가 리스너들의 슈퍼파워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담았다.
안무에는 샤와 크리스가 제작에 참여했다. 샤는 “‘마카레나’로 음방 1위 후보에 올랐었는데 ‘슈퍼파워’로 음방 1위를 하고 싶다”고 했고, 주한은 1위 공약으로 복근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블리처스의 팀 롤모델은 에이티즈다.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까지 점령하며 글로벌 그룹으로 떠오른 에이티즈 역시 데뷔 초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하며 성장해왔다.
미국 투어 당시 에이티즈의 공연을 보러 갔다는 블리처스는 “팬들의 호응 유도와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 등을 본받고 싶다”며 “‘BGT’를 통해 영국에서 주목받은 만큼 더 성장해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다부진 바람도 밝혔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