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K팝이야? 타이팝이야?”

발매 사흘만에 유튜브 조회수 4500만 뷰를 기록한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의 신곡 ‘록스타’를 놓고 한국과 태국 누리꾼 사이에서 난데없는 설전이 붙었다.

‘록스타’는 리사가 자신의 레이블 ‘라우드 컴퍼니’를 설립 뒤 처음으로 선보인 싱글이다. 아시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강한 비트에 리사의 흡입력있는 래핑이 인상적인 곡이다. 미국의 인기 팝밴드 원리퍼블릭의 멤버이자 프로듀서인 라이언 테더와 샘 호마이가 참여했다.

리사는 자신의 고향 태국 방콕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댄서 역시 전원 태국인을 기용했고 아트디렉터도 태국인이다. 태국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낸 셈이다.

유튜브에 게시된 ‘록스타’ 뮤직비디오에는 태국인 팬들의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 “리사는 태국인의 자부심이다”, “태국인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줬다”며 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드러냈다.

다만 리사를 트레이닝시키고 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로 자리잡게 한 한국인 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리사는 2010년 YG엔터테인먼트 태국 오디션에 합격해 2011년 만 14살의 나이로 한국에 건너와 5년 3개월간 연습생으로 트레이닝 받았다. 이후 7년간 블랙핑크로 활동하며 전세계 최정상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생활하며 보냈다.

때문에 K팝 스타 출신이 발표했으니 K팝이라는 의견과 태국인 출신이 발표한 타이팝이라는 의견이 충돌했다. 다만 유튜브에서는 타이팝이라는 의견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리사는 ‘한국은 우리 조국이지만 태국은 내 조국’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태국인 리사 입장에서는 고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게 먼저일 것이라 해석했다.

리사의 행보는 2세대 태국인 스타인 2PM 닉쿤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태국인 스타의 원조 격인 닉쿤은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고향 태국에서도 왕족 이상으로 환대받았지만 글로벌 활동을 할 때 특별히 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리사와 같은 3세대 아이돌인 갓세븐 잭슨과 마크의 경우 개인 활동에서 ‘K팝’ 꼬리표를 뗐다. 잭슨은 홍콩 출신이며 마크는 대만계 미국인이다. 마크 쪽 관계자는 “마크는 향후 한국에서 활동할 계획이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계속 활동할 계획이라 ‘K팝 스타’라는 수식어가 불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차우진 대중문화 평론가는 “태국인으로 한국에서 트레이닝 받은 K팝 스타 출신 리사의 사례는 K팝이 그토록 원했던 ‘글로벌리즘’ 혹은 ‘로컬라이징’이 대한민국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또다른 외국인 K팝 스타 잭슨이 중화권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과 달리 미국시장에 이제 막 진입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향후 중화권 출신보다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출신들이 ‘케이팝 제너레이션’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