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감독 구상대로? 원래 그거 잘 안돼.”

4월까지는 ‘악몽’이다. 5월부터 힘을 냈다. 여전히 하위권이기는 하다. 조금씩 올라왔고, 이제 가을이 보인다. 김태형 감독이 전반기를 돌아봤다. 확신은 없었다. 이젠 달라졌다.

4월30일 기준 롯데는 고작 8승에 그쳤다. 압도적 최하위. 5월부터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6월30일까지 27승2무19패, 승률 0.587을 일궜다. 같은 기간 리그 1위다. 김태형 감독도 부임 첫 시즌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왕조를 이뤘던 사령탑답게 잘 헤쳐 나가고 있다. 가을야구를 향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전 구상대로 안 됐다. 원래 그렇다. 감독은 시즌 치르면서 순간순간 맞춰나가는 거다. 사실 시범경기부터 야수 쪽은 확신이 안 섰다. 그래도 잘해주고 있다. 이제 괜찮아졌다. 어느 정도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자신감도 생기고, 확신도 생기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5월부터 계산하면 팀 타율 0.298로 1위다. 고승민이 타율 0.333, 나승엽이 타율 0.322다. 각각 2루와 1루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고승민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기는 했으나 빠지기 전까지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

레이예스는 김태형 감독이 전반기 MVP로 꼽을 정도로 잘했다. 국가대표까지 다녀온 윤동희도 올시즌 업그레이드됐다. ‘마황’ 황성빈은 올시즌 롯데 최고 히트상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태형 감독도 야수 쪽을 높이 평가했다. “고승민은 2루 연습을 시켰지만, 확신이 없었다. 나승엽도 타이밍을 못 잡았다. 이제는 둘 다 주전이 됐다. 덩달아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 윤동희-황성빈이 잘하니 더 좋아진다. 선수들이 서로 잘하면서 분위기도 탄다. 팀 전체 흐름이 좋다”고 강조했다.

투수 쪽은 만만치 않았다. 선발진은 전반기 내내 ‘완전체’가 안 됐다. 반즈가 부상으로 빠져 있고, 윌커슨은 초반 주춤했다. 박세웅은 내내 들쑥날쑥하다. 나균안은 부진에 사건·사고까지 겹치면서 30경기 징계를 받아 이탈했다. 김진욱도 기복이 있다.

불펜이 마무리 김원중을 필두로 버티고 버텼다. 중간에는 한현희가 있다. 필요할 때 선발로 나서는 등 팀을 위해 헌신하는 중이다. 이민석도 불펜에서 힘을 낸다.

김태형 감독은 “(이)민석이가 지금 불편해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 1~2이닝 짧게 던지면 괜찮다. 반즈가 돌아오면 한현희가 다시 불펜으로 간다. 그러면 또 강해진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운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첫 시즌 목표로 5강을 말했다. 힘들 듯했는데 이제 ‘가시권’이다. 잘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반기가 진짜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제대로 붙을 수 있다. 진격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