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수장’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울산HD가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광주FC에 패하며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울산은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광주와 홈경기에서 후반 이희균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졌다. 울산은 승점 39(11승6무5패)에 머무르면서 이날 승점 3을 추가한 포항 스틸러스(승점 41), 김천 상무(승점 40)에 이어 3위에 매겨졌다. 반면 2경기 만에 승수 쌓기에 성공한 광주는 9승1무12패(승점 28)를 기록, 7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홍 감독이 국대 사령탑 부임을 앞둔 울산은 킥오프를 앞두고 떠들썩했다. 서포터즈 ‘처용전사’가 홍 감독을 향해 “우~”하며 야유를 퍼부었다. 비판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도 내걸었다. 대표팀 사령탑 이슈 속에 광주전을 지휘한 홍 감독은 주민규를 최전방에 배치했고 김민우~김민혁~강윤구를 2선에 뒀다.

홍 감독 이슈에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고 외친 광주 이정효 감독은 이건희와 최경록을 최전방에 둔 가운데 안혁주~문민서~정호연~가브리엘을 2선에 배치했다.

양 팀은 초반 주도권 다툼이 치열했다. 울산은 전반 17분 후방 긴 패스 때 임종은이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주민규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광주 김경민 골키퍼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쳐냈다.

4분 뒤에도 울산이 기회를 잡았다. 이명재의 왼쪽 크로스 때 주민규가 절묘하게 머리를 돌려 슛했다. 이번에도 김경민이 쳐냈다.

예고한 대로 광주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4분 역습 기회에서 최경록이 결정적인 슛 기회를 잡았는데 울산 수비수 임종은의 태클에 걸렸다. 이어 정호연이 공을 잡아 위협적인 오른발 슛을 때렸다. 이번엔 울산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광주는 특유의 중앙 지향적 빌드업으로 울산을 공략했다. 그러나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전반 37분 문민서가 때린 오른발 중거리 슛은 조현우 품에 안겼다.

오히려 전반 39분 실수로 울산에 선제골을 내줄 뻔했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시도한 보야니치의 프리킥을 문민서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걷어내려고 했는데 빗맞았다. 왼발을 맞고 굴절된 공이 골문을 향했다. 그러나 선방쇼를 지속한 김경민이 다시 한번 손으로 쳐냈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 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울산은 강윤구와 김민우를 빼고 엄원상, 장시영을 투입했다. 광주는 안혁주 대신 이희균이 들어갔다.

양 팀은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였다. 후반 17분 보야니치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때린 오른발 중거리 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광주는 후반 20분 정호연이 문전에서 기회를 잡았으나 오른발 슛이 울산 수비 블록에 걸렸다.

좀처럼 깨지지 않던 0의 균형. 그러나 광주가 기어코 일격을 가했다. 이 감독의 용병술이 제대로 통했다. 후반 21분 베카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한 이희균에게 침투 패스했다. 그가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선제골을 내준 울산은 후반 25분 중동 생활을 청산하고 올여름 입단한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을 투입했다. 보야니치가 빠졌다.

울산이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광주 수비진을 공략했다. 그러나 광주도 흔들림 없이 막아섰다.

울산은 후반 34분 주민규가 문전으로 튀어오른 공을 오버헤드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에도 주민규와 윤일록 등이 지속해서 슛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비 블록에 물러났다. 후반 42분엔 정우영이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을 노린 중거리 슛을 때렸으나 김경민이 쳐냈다.

오히려 움츠리던 광주가 후반 44분 역습 기회에서 이희균이 노마크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조현우가 막아내며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럼에도 광주는 끝까지 울산 공격을 제어했다. 후반 추가 시간 6분이 주어진 가운데 이희균의 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적지에서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