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1인 기획사를 설립한 스타들의 미숙한 대처와 잘못된 판단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연예계에서는 위기관리 능력이 부재한 1인 기획사의 폐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어머니와 함께 개인 레이블 OA(오드 아뜰리에)를 설립한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실내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실내 흡연이 금지된 공간에서 흡연한 것도 문제지만 스태프가 바로 앞에 있는데 연기를 내뿜은 장면이 제니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톱가수의 갑질’, ‘매너없는 태도’라며 거세게 질책했다. 설상가상 한 누리꾼은 흡연공간이 제니가 최근 방문한 이탈리아 카프리섬 촬영지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주이탈리아 대한민국 대사관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요계에서는 해당 영상이 제니 측이 올린 직접 올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제니 측 스태프가 실내 흡연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가요계 전반적으로 실내 흡연이 만연해 있는 상황이지만 대중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특히 톱가수가 메이크업을 해주는 스태프의 얼굴을 향해 얼굴을 내뿜는 듯한 영상 각도는 사실 유무와 상관없이 제니의 주요 팬층인 MZ세대를 등 돌리게 할 수 있는 지점”이라며 “제니 측 스태프가 세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제니의 대처도 뒤늦었다. 그는 논란이 이어진 뒤 반나절 이후에 “실내에서 흡연한 점, 그로 인해 다른 스태프분들에게 피해를 드린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에도 직접 연락을 취해 사과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그 사이 논란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제기되자마자 즉각 영상을 삭제 조치하고 발 빠르게 사과했다면 논란이 이처럼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 소속사를 향해 날선 저격을 이어갔던 어반자카파 멤버 조현아는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그는 전 소속사 어비스 컴퍼니가 어반자카파 활동을 강제 중단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비용처리 등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후 조현아는 올 초 오랜 매니저와 1인 기획사 ‘앤드류컴퍼니’를 설립하고 어반자카파 멤버 권순일, 박용인을 영입했다. 앤드류컴퍼니는 조현아 개인과 어반자카파 멤버들의 활동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야심찬 개인 활동은 ‘투머치’ 스타일링과 불안한 음정 등으로 순식간에 악플과 조롱세례를 받았다. 그는 6년만에 발표한 솔로 신곡 ‘줄게’로 지난 12일 KBS2 ‘뮤직뱅크’ 무대에 섰지만 거대한 리본이 달린 꽃무늬 원피스 의상에 불안정한 고음처리와 시선처리, 어색한 댄스 실력으로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투머치’ 의상과 불안한 고음은 13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서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이 곡을 만든 쿠시(KUSH), 비비엔(VVN) 작곡가의 문제로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솔로 앨범에 ‘줄게’를 택하고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링을 한 최종 결정권자가 1인 기획사를 설립한 조현아 자신이라는 점에서 ‘위기대응’ 및 자기 관리 실패일 수 밖에 없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기획사들은 트렌드에 맞춰 각 가수에게 가장 적합한 곡과 스타일링을 분석한다. 소속 가수가 구설에 휘말렸을 경우 리스크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기획사의 역할”이라며 “연예인이 사실상 대표 역할까지 맡으며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1인 기획사들은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