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한다.”

LG가 승부수를 던진다. 이전부터 바라본 외국인 투수를 직접 만나러 간다. 영입 기회가 있다면 0순위로 여긴 투수에게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히기 위해 차명석 단장이 직접 태평양을 건넌다.

LG 구단 관계자는 17일 오전 “단장님께서 오늘 미국으로 출국하신다. 외국인 투수를 직접 보기 위해 가신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어느 정도 계획인 일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케이시 켈리와 디트릭 엔스가 이른바 생존 경쟁을 벌였던 지난 5월 “7월말 정도에 정말 기대할 수 있는 투수가 풀릴 수 있다. 외국인 투수 교체가 당장도 이뤄질 수 있지만 7월말에도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는 ‘투 트랙’이었다. 켈리와 엔스가 동반부진했기에 급히 영입할 투수와 7월까지 기다리면서 영입할 투수를 두루 응시했다. 6월초 빠르게 데려올 수 있는 투수를 영입할지 염 감독과 차 단장이 논의했는데 변화가 아닌 현상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6월부터 켈리와 엔스도 반등했다. 켈리는 6월1일부터 8경기에 등판해 5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엔스는 같은 기간 7경기 42.1이닝 평균자책점 2.98로 활약했다. 켈리는 지난달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9이낭 1안타로 퍼펙트 게임에 가까운 완봉승을 거뒀다. 엔스는 지난 10일 잠실 KIA전에서 7.1이닝 무실점으로 올해 최고 피칭을 펼쳤다.

하지만 냉정히 봤을 때 LG가 1선발 에이스를 보유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켈리가 그렇다. KBO리그 6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켈리는 올시즌 피안타율이 0.290에 달한다. 완벽에 가까웠던 삼성전 이후 3경기에서 총 안타 24개를 맞았다.

팀 또한 목표를 이룰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단 최초 연속 우승을 노렸는데 투타 모두에서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다. 선발진 부상 이탈이 발생한 6월 중순부터 하향곡선을 그렸다. 1위 KIA를 상대한 후반기 첫 3연전에서는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포스트시즌은 바라볼 수 있으나 2년 연속 정상 등극은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상 포스트시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8월15일까지 등록을 마쳐야 한다. 계약 후 취업 비자 발급 등 절차를 고려하면 사실상 7월이 데드라인이다. LG 구단 관계자는 “지금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단장님이 직접 가시는 만큼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시즌 중 외국인 타자 교체는 많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 교체는 2016년 이후 없었던 LG다. 2019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켈리가 든든히 한자리를 책임지면서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수를 두고 고민이 적었다. 즉 8년 만에 변화를 꾀한다. 2016년 7월 반전을 이끈 데이비드 허프 같은 에이스를 데려오기 위한 LG의 마지막 승부수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