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손석희라는 대중의 신뢰를 얻는 인물과 함께 하고 싶었죠.”
손석희 전 JTBC 사장을 11년만에 친정 MBC스튜디오에 앉힌 ‘손석희의 질문들’의 김재영PD는 섭외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김PD는 ‘스포츠서울’과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사회의 주요의제를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 토크 프로그램으로 풀어보고 싶었다”며 “손석희가 가진 가치와 영향력이 상당히 의미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경쟁 방송사에서 사장까지 했던 인물이지만 MBC 출신이며 대중에게 ‘신뢰’라는 덕목을 쌓아온 손석희 브랜드를 높이 샀다는 의미다.
돌아온 손석희에 대중도 화답했다.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한 1회 방송은 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사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이다.
깊이있는 토크쇼로 시청자들의 가려운 구석을 정확하게 긁어주며 신변잡기식 토크쇼들이 난무하는 방송가에 새로운 경종을 울린 셈이다. 대표적인 ‘레거시미디어’인 지상파 방송사의 책임감을 고려해 성찰하는 토크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제작진의 바람도 통했다.
20일 방송되는 2회에서는 MBC 출신 예능 거장 김태호PD가 게스트로 나선다. 김 PD는 “MBC의 공영성과 대중성을 상징하는 손석희와 김태호의 만남만으로 의미가 컸다. 두 분 모두 시대의 요구에 따라 MBC를 떠났지만, 친정에 대한 애정이 있어 호흡을 맞추기 편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태호 PD에 대해 “이렇게 긴 호흡의 토크쇼에 직접 출연하는 건 처음인데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전했다. 무엇보다 손석희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출연 결심이 섰을 것”이라며 “손석희 역시 김태호 PD가 MBC에서 이룬 성과들과 최근 도전들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그래서 재밌고 서로에게도 유익했던 시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시민 작가와 한국일보 김희원 기자도 김태호 PD와 함께 유튜브와 저널리즘에 대해 논쟁적인 이야기를 재밌게 풀었고, 관객들이 흥미진진해 했다”고 덧붙였다.
‘손석희의 질문들’은 13일 방송 뒤 올림픽 기간 중단됐다가 8월에 마무리한다. 남은 방송분에서는 ‘영화의 갈 길’, ‘나이 듦에 대한 생각’, ‘텍스트의 쇠퇴’ 등의 주제들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끝으로 김PD는 “5회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다만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의 가치를 잘 알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