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래퍼 치트키(본명 정준혁)가 사망설 자작극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데 이어 유명 래퍼 겸 프로듀서 A씨가 행인을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30일 치트키는 서울 상봉동 한 주상복합건물 옥상에서 SNS 영상을 촬영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치트키는 앞서 29일 자신의 개인 채널에 건물 옥상 난간에 걸터앉은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다. 이어 30일 오전 온라인 힙합 커뮤니티에는 “지인 한 분이 공약을 걸어서 시청자분들 중 한 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일정 수에 도달하면 치트키가 (건물) 옥상 가장자리에서 떨어지는 공약을 걸었다”라며 “치트키가 떨어지는 흉내를 내고 마무리하는 계획이었는데 치트키가 미끄러져서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치트키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A씨는 자신의 SNS에 “오빠가 꿈꾸던 세상에서 자유롭게 잘 살 거라 믿어”라며 “평생 추모하면서 살게, 사랑해 오빠”라는 글을 남기고, 지인들 역시 인스타그램에 치트키를 추모하는 게시글들을 올리면서 사망설은 더욱 확산됐다.

하지만 이는 모두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치트키가 사망설이 불거진 지 10시간여 만에 치트키가 직접 생존 사실을 인증하며 거짓임이 드러났다.

치트키는 이후 “죽은 줄 알았냐, 내가 돌아왔다”는 내용이 담긴 가사와 함께 자신의 신곡 ‘백(back)’ 음원을 홍보해 공분을 샀다. A씨 역시 “죄송합니다 뿌잉뿌잉, 오늘은 부활절입니다”라는 글을 장난스럽게 올려 이 모든 것이 자작극이었음을 밝혔다.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들은 분노를 표하며 “선을 넘은 장난”이라고 비난했다.

1일에는 엠넷 ‘쇼미더머니’ 출신 래퍼 겸 프로듀서 A씨가 공원에서 행인을 폭행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2010년 데뷔한 래퍼로 힙합 오디션 예능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에 프로듀서로 출연하기도 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A씨가 지난 28일 오후 8시 30분경 마포구 한 공원에서 지나가던 행인을 폭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내사 중이다.

A씨는 행인에게 “자전거를 똑바로 끌고 가라”면서 휴대폰 등을 이용해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눈 인근이 찢어지고 치아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와 피해자를 조사한 뒤 귀가 조치했다. 기초 수사를 바탕으로 입건 여부를 결정을 예정이다.

힙합 가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는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래퍼 뱃사공은 2018년 7월 강원도 양양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고 이를 단체 대화방에 유포해 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라비가 이끄는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은 소속사 대표와 소속 아티스트가 함께 병역 비리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고등래퍼2’로 이름을 알린 윤병호는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아들로도 잘 알려진 장용준(노엘)은 무면허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힙합신을 이끄는 래퍼들의 연이은 범죄 소식으로 힙합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아쉬움과 허탈감을 동시에 안기고 있다. 마약부터 폭행, 성범죄, 병역비리까지 끊이지 않는 범죄 소식에 저항의 정신으로 통하는 힙합 문화가 다시 대중의 외면을 받는 건 아닌지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등 힙합 오디션도 꾸준히 나오며 이제 더이상 힙합도 K팝의 비주류 분야가 아닌 메인 스트림으로 자리잡았다. 건강한 저항 정신을 상징하는 힙합 정신이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문제 가수들로 인해 흠집이 생기는 거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