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제주=장강훈 기자] “팬 여러분 덕에 이 자리에 있다. 감사합니다.”

749일 간의 기다림. “여러 감정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힌 ‘돌아온 슈퍼스타’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복귀 15번째 대회에서 기다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윤이나는 4일 블랙스톤 제주 동·남코스(파72·663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에서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2022년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지 749일 만에 통산 2승째에 입맞춤했다.

2타 차 단독선두로 출발한 최종라운드 첫 홀부터 버디를 낚은 윤이나는 전반에만 버디 3개를 추가해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2위그룹이 좀처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 속 13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주춤하기도 했다. 16번홀(파3) 티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들어가 최대 위기를 맞이했지만, 완벽한 벙커샷에 이은 파 세이브로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챔피언 퍼트를 넣은 뒤 두 팔을 들고 수줍게 웃은 윤이나는 동료들의 물세례 속에 눈물을 감췄다. 2022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라는 최악의 잘못을 저질렀고, 매니지먼트사인 크라우닝과 팬클럽 ‘반짝이’의 적극적은 구명 노력 덕에 최초 징계기간인 3년의 절반을 경감받아 1년6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왔다.

크라우닝은 심리적으로 크게 무너진 윤이나를 위해 미국 호주 등 해외 무대를 적극 노크해 골프채를 놓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봉사활동과 심리치료 등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진정성 있는 탄원서로 대한골프협회와 KLPGA의 경감을 끌어낸 팬 노력 뒤에는 매니지먼트사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우여곡절 끝 복귀한 윤이나는 꾸준히 정상을 노크하다가 15번째 대회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았으니, 감정이 교차할 수밖에 없을 터. 가장 기쁜날 “내 실수, 잘못으로 많은 분에게 실망을 드렸다. 팬 덕분에 이렇게 복귀해서 첫 우승했다. 첫 승은 우승인줄 모르고 했는데, 이번 우승은 너무 큰 의미가 있다. 훨씬 기쁘면서도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며 눈물을 터트렸다.

이날 우승으로 윤이나는 통산 32개 대회 만에 상금 10억원을 돌파(11억 1682만5714원)했다. 학수고대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본격적인 타이틀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14언더파를 적어 평균타수 1위로 올라섰고, 상금(7억3143만원)과 대상포인트 2위로 올라섰다.

윤이나는 “큰 긴장감 속에 경기했다. 현장에 응원오신 팬과 힘이 된 가족들께 감사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