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이 절정을 달리면서 대한민국 금빛 물결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표 선수들의 패션에도 눈길이 쏠린다.

현재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11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해 이번 올림픽서 선전하고 있다. 이에 선수들의 경기복, 훈련복, 단복에도 관심이 증폭되면서 선수단 패션이 화제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노스페이스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시상용 단복을 제작하고, 코오롱스포츠·코오롱 FnC는 양궁·골프 대표팀 선수복을 후원했다. 또한 휠라코리아는 사격·펜싱 선수단에 경기복과 훈련복을 지원했으며 무신사는 대표팀의 단복을 책임졌다.

이들은 고온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의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한국 전통의 미, 고유의 색깔 등을 조화롭게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 무신사, 국가대표 개·폐회식 ‘벽청색 수트’ 단복 화제

지난달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공개된 국가대표팀의 선수단복이 공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국 고유의 색 중 하나로 꼽히는 청색을 활용한 ‘벨티드 수트 셋업’은 다양한 국가의 선수단 사이에서 한국 대표팀을 눈에 띄게 했다.

이를 제작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동쪽을 상징하고 젊음의 기상과 진취적인 정신을 잘 보여주는 청색 중에서도 차분한 느낌의 ‘벽청(碧靑)색’을 택했다”며 “한국 대표팀이 푸르게 빛나길 바랐다”고 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프랑스 파리 현지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편안하고 쾌적한 착용감을 선사하는 여름용 울 소재를 기반으로 블레이저와 슬랙스 셋업으로 제작했다. 관복에서 허리에 두르던 각대를 재해석한 벨트를 별도로 제작해 여유로운 수트핏에 스타일리시함을 강조했다.

또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블레이저 카라 안쪽과 티셔츠, 슬랙스, 스니커즈 인솔 등에 각각 ‘팀코리아(TeamKorea)’ 로고를 각인시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단복으로서 정체성을 담아냈다.

◇ 코오롱스포츠, 양궁 국가대표 유니폼에 기술 개발 적용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한 가운데, 선수들이 경기 당시 착용했던 시원함이 돋보이는 흰 상의도 주목받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의 유니폼을 제작 지원했는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에 더욱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스포츠는 국가 대표 선수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하여 모든 기능을 적용했다. 이너 티셔츠는 냉감소재를 적용해 파리의 더운 여름 날씨를 쾌적하게 견딜 수 있기 했으며, 쿨링 효과를 주는 기능과 땀이 많이 나는 부위인 상의 목 하단과 등, 하의의 무릎 뒤쪽에 타공을 하여 벤틸레이션(통풍) 기능까지 더해 경기 내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팔과 어깨의 움직임이 중요한만큼 활시위를 당기고 쏠 때의 해당 부위의 이동 메커니즘을 고려한 3D 패턴 기술을 적용했다.

코오롱FnC 골프웨어 왁(WAAC)도 21년 도쿄올림픽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골프 국가대표 선수, 캐디, 코치진을 위한 의류와 용품을 제작 지원했다. 선수단의 유니폼은 골프 셔츠, 바지, 큐롯 스커트, 모자, 벨트, 골프백 등 경기에 필요한 상품 일체로 구성된다.

◇ 휠라코리아, 김예지 선수 ‘암살자룩’ 집중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예지의 경기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착용했던 상의에도 관심이 증폭됐다.

경기 당시 김예지는 왼쪽에 태극기, 오른쪽에 휠라(FILA) 로고가 새겨진 검은색 후드 집업을 착용했다. 해당 제품은 ‘휠라 퍼포먼스 스트레치 테크니컬 바람막이’로 김예지의 무덤덤한 표정, 날카로운 눈빛과 진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에 해외 언론에서는 ‘올림픽 패션 아이콘’이라 극찬하기도 했다.

화제가 되면서 해외 누리꾼들은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ISSF(국제사격연맹) 월드컵 경기 25m 공기권총에서 세계 기록을 달성하는 장면을 공유했고,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사격 세계 챔피언이 액션 무비에 나온다면 멋지겠는데!”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예지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은 이들뿐만 아니다. TIME, CNN 같은 언론부터 패션잡지 GQ, Glamour 등까지 2024 파리 올림픽 가장 쿨한 선수, 최고의 걸크러시(Badass)라 칭하며 김예지를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휠라의검은 재킷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CNN은 “김예지는 뭉툭한 단발머리에 모자를 거꾸로 쓰고 사격용 안경을 통해 강철 같은 시선으로 표적을 응시하고 있다”며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 노스페이스 ‘팀코리아 공식 단복’ 인기

대한체육회 및 대한민국 선수단 ‘팀코리아(Team Korea)’의 공식파트너인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가 제작한 ‘팀코리아 공식 단복’도 화제다.

특히 국가대표 선수들이 메달 시상때마다 입고 등장하는 군청색에서 하얀색으로 그라데이션 효과를 빛내는 ‘팀코리아 레스턴 자켓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팀코리아 공식 단복은 건곤감리 중 물을 뜻하는 ‘감괘’와 태극 문양의 ‘음양(파란색/빨간색)’ 및 팀코리아 캘리그래피를 모티브로 한 다자인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강화했다.

시상용 단복인 ‘팀코리아 레스턴 자켓’은 하얀색 바탕에 동해 바다의 쪽색을 수묵화 느낌으로 표현한 재킷과 검정색 바지에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벨트 구성을 통해 태극기의 주요 요소들을 한 벌에 모두 담아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메달을 석권하면서 덩달아 인기 덤에 오른 팀코리아 공식 단복은 실제 노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랭킹 카테고리에서는 팀코리아 상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패션업계 전문가는 “주요 구기종목 출전이 좌절되면서 관심을 끄는데 어려울 것이란 우려와 달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브랜드 마케팅 효과도 배로 상승하고 있다”며 “디자인에만 치중하지 않고 선수들이 경기에 몰두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적용해 선수들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게 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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