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종로=김민규 기자] “우리는 플레이오프를 시작하면 할수록 더 강해졌다.”
수 년째 증명해왔다. 유독 여름에 약했고 흔들렸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스프링 때와는 달리 중위권 다툼을 펼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강호 T1 얘기다. 가까스로 서머시즌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지난해 서머 때도 ‘5위’로 PO에 올라 ‘도장깨기’로 결승까지 올랐다. 한 번 더 못할 이유가 없다. ‘오너’ 문현준은 “PO에서 더 강해지는 T1 가치를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1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OK저축은행 브리온과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0 완승을 거뒀다. 최근 2연패 탓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T1은 브리온을 제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PO 진출도 확정했다.
경기 후 만난 T1 정글러 문현준은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장에 왔다. 다행히 완승을 거뒀고,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도 확실히 높아져 다행이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여름만 되면 주춤한다. 힘든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도 그랬다. 지난해 LCK 서머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친 T1은 PO에서 도장깨기를 시전, 결승까지 올랐다. 결과는 준우승. 그리고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문현준은 “사실 아직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해에도 플레이오프를 시작하면 할수록 더 강해진다는 것을 증명해왔다”며 “이번에도 걱정은 없다. 또 플레이오프에 가면 그동안 경험치를 많이 쌓았기 때문에 잘 할 것이라 믿는다. 플레이오프에 가면 다시 우리 경기력이 나올 거라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시즌 중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EWC)’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른 후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우리가 (EWC에서) 우승하면서 가치를 준비하고 왔는데, 자신감이 너무 차올라 있던 게 문제였던 같다”며 “또한 메타 파악하는 데 있어 EWC와 LCK가 다른 점이 있어서 혼돈이 생기는 등 그런 점이 문제가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T1 경기력이 흔들리면서 팬 실망감도 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주축 선수인 ‘페이커’ 이상혁이 코로나에 걸려 몸 상태도 좋지 않다.
문현준은 “(이)상혁이 형이 코로나에 걸렸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며 “팬에겐 정말 죄송하다. 사실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 스포츠에서 팬은 엄청나게 열정적인 분들이고,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이들인데 프로 선수로서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팬 응원, 잘 알고 있다. 꼭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실력을 증명한 적도 많다. 이번에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건강 잘 챙겨서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남은 두 경기 모두 승리하고 플레이오프에 가서 우리가 지난해 롤드컵에서 보여준 우승 경기력을 보여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