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정하은 기자] “인천, 뛸 준비 됐습니까?”

24년차 가수 싸이의 구령에 3만 관객이 너나할 것 없이 펄쩍펄쩍 뛰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는 섭씨 33도의 폭염도 잊게 만들었다.

싸이는 17일과 18일 양일간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서머 스웨그(SUMMER SWAG) 2024’ 인천 공연을 통해 약 6만 관객을 만났다.

앞서 지난 달 20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광장에서 열린 과천 공연이 폭우와 강풍으로 중단됐지만 이날은 신명나는 음악과 수백 톤의 물 폭탄, 그리고 ‘광객’(狂客)으로 불리는 관객들의 환호성과 떼창으로 ‘광란의 밤’을 연출했다. 드레스 코드인 블루 컬러 의상, 일명 ‘스머프룩’으로 맞춰 입은 관객들의 모습은 거대한 바다를 연상케 했다.

‘공연 장인’ 싸이는 명불허전이었다. 박진감 넘치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감동이야’, ‘아이 러브 잇’, ‘연예인’, ‘어땠을까’, ‘젠틀맨’, ‘라이트 나우’, ‘낙원’, ‘강남스타일’ 등 히트곡을 쉴 새 없이 선보였다. 대중에게 인지도가 큰 히트곡들이 이어지면서 남녀노소할 것없이 곳곳에서 막춤이 펼쳐졌다.

관객들은 싸이의 본명 “박재상”을 외치며 환호했다. 싸이는 “원래 꿈은 작곡가였다. 써 놓은 노래가 아까워서 가수가 됐는데 이렇게 떼창이 들릴 때면 두 개의 꿈이 한 번에 이뤄진 거 같아 행복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게스트도 공연의 활력을 더했다. 오프닝 영상에는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장이수를 연기한 박지환과 아스트로 멤버 겸 배우 차은우가 깜짝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 중간 등장한 화사와 사이먼 도미닉의 무대는 물폭탄으로 시원해진 공연장을 다시금 뜨겁게 달궜다.

‘아이 러브 마이 보디’를 첫 무대로 선보이며 폭발적인 성량을 선보인 화사는 “인천 ‘흠뻑쇼’는 처음이다. 각오하고 운동화 신고 왔다. 뛰어놀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멍청이’, ‘칠(chill)’에 이어 앙코르로 마마무 히트곡 메들리를 펼치며 상의를 벗는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가 질 무렵 2부가 시작되자 조명까지 켜져 열기가 더해졌다. 3부에서는 어두운 밤을 밝히는 응원봉과 화려한 조명, 물줄기가 만나 장관을 이뤘다. 싸이는 “‘흠뻑쇼’의 자랑은 10대부터 50대 그 이상까지, 다 같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재작년 컴백 때 ‘흠뻑쇼’가 정말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2022년이 내 전성기인가 보다’ 했는데 작년에 더 많은 관객을 만났다”며 “올해가 제 커리어 하이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댓댓’을 마지막으로 약 2시간 30여분간 이어진 본공연이 화려한 불꽃쇼와 함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앙코르 맛집’답게 본공연만큼이나 뜨거운 앙코르 공연이 1시간여 더 이어졌다. 지천명을 앞둔 싸이는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관객들에게 더 화끈하게 놀 것을 주문했다.

한편 ‘흠뻑쇼’는 오는 24일과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이어지며 악천후로 중단된 과천공연은 이달 31일 동일한 장소인 서울대공원 주차광장에서 다시 개최된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