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쇼츠나 릴스에서 한번 터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모두가 사랑하지 않을까요. ‘텔 마이 마마’는 그런 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제이셉)

혼성그룹 카드(KARD)가 청량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무겁던 기존 이미지를 벗고 이지리스닝이 가득한 팝으로 채웠다.

지난 13일 공개된 일곱 번째 미니앨범 ‘웨얼 투 나우?(파트 1 : 옐로우 라이트)’(Where To Now? (Part.1 : Yellow Light))에는 멤버들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지우는 “우리가 데뷔하고 혼성그룹이 많이 나왔다. 데뷔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저희만 남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노래와 퍼포먼스, 멤버들 간의 케미를 좋게 봐주셔서 더 사랑받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5월 발매한 미니 6집 ‘이끼’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의 신보다. 올해 초로 예정했던 앨범이 8월에서야 발매했다. 새로운 방향성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기존 앨범과 달리 ‘파트 1’이라 명명한 것은 순차적으로 새 모습을 보여주겠단 의도다.

앨범에는 독특한 코드 진행이 매력적인 타이틀곡 ‘텔 마이 마마’(Tell My Momma)를 비롯해 트로피컬 팝 장르 ‘웨이스트 마이 타임’(Waste My Time), 생동감 넘치는 멜로디와 비트가 어우러진 일렉트로 팝 장르의 ‘붐박스’(Boombox), 신시사이저와 강렬한 베이스라인이 매력적인 힙합 댄스곡 ‘쉬미 쉬미’(SHIMMY SHIMMY) 등 총 일곱 곡이 담겼다.

비엠은 “긴 공백기 이후 완전체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새로운 리스너나, 기존에 카드를 알았지만 깊게 빠져들지 못한 팬들에게 카드가 어떤 팀인지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비엠이 노랫말을 붙인 ‘텔 마이 마마’는 후렴구 노랫말이 중독성을 자아낸다. 엄마에게 사랑하는 이를 소개한다는 가사가 특징이다. 제이셉의 한국어 랩을 제외하고는 모든 가사가 영어로 돼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에선 쿨하면서도 키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소민은 ‘텔 마이 마마’에 대해 “시원한 서머송보다는 그늘 같은 곡”이라며 “살랑살랑하고 시원한 나무 아래 그늘에서 들을 만한 노래”라고 설명다. 전지우 역시 “그동안 항상 카리스마 있고 어두운 분위기였다”며 “이번에는 이지 리스닝인 만큼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드 인기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폭발적이다. ‘이끼(ICKY)’는 지난해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에서 15위를 차지했다. 2년 전 발표한 ‘링 디 알람’(Ring the alarm)은 유튜브 조회수 4121만회를 기록했다. 전지우는 “음악적 장르가 한몫한 거 같다”며 “특히 K팝을 좋아하는 해외 분들에게 혼성그룹의 존재가 주는 매력이 컸다”고 인기 요인을 짚었다.

지난 2017년 데뷔한 카드는 활동 초기, 노래 단 세 곡과 커버곡으로 해외 투어를 돌았다. 전지우는 “무슨 생각으로 투어를 돌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그 기회와 공연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잘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카드는 올해 미국, 캐나다, 독일 등 투어가 예정돼 있다.

멤버 모두 금발로 색깔을 맞춘 것도 처음이다. 그룹 이름을 딴 ‘카디안’(KARDIAN)이라는 가상의 인종을 콘셉트로 삼았다. 안무도 한결 가볍게 덜어냈다. 전소민은 “여지껏 배운 것 중에 가장 쉬운 안무다. 하면서 괜찮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모니터를 해보니 한명 한명 얼굴이 잘 보여서 팬들이 그 부분을 좋아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카드에게 남은 건 국내 팬들의 사랑이다. 제이셉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바깥에 나가지 못하는 ‘왕관의 무게’를 느껴보고 싶다”며 “(밖에 다니기) 너무 편하다. 불편했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한 팬층 확대에 대해 전지우는 “저희 무대가 세고 무섭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아서 무서워한다”며 “평상시 우리 모습을 보여줄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 말랑말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제이셉도 “불러만 주시면 버선발로 뛰어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