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기적의 철인’ 김황태(47·포스코퓨처엠)의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도전이 하루 연기됐다. 외부 요인 때문이다. 센강이 문제다.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은 1일(한국시간) “연맹 대표, 파리2024 조직위원회와 프랑스 관계당국이 긴급회의를 열고 파리 센강의 상태와 날씨를 모니터링한 결과 1일 개최 예정이던 철인3종 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황태는 양팔이 없는 장애인이이다. 마라톤과 노르딕스키, 태권도 등 다양한 종목을 거친 후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됐다. 그 자체로 놀라운 일이다. 사이클과 달리기, 수영을 다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잘한다. 올해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 장애인시리즈 요코하마에서 3위에 올랐다. 아시아트라이애슬론연맹 장애인챔피언십 수빅 베이에서는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패럴림픽은 처음이다. 2020 도쿄대회 때 처음 도입됐다. 당시 출전을 준비했으나 장애 등급이 맞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준비했고, 실제로 나선다. 대한민국 유일 트라이애슬론 참가자다.

결국 관건은 수영이다. 양팔이 없으니 몸과 다리로만 해야 한다. 센강 유속이 빨라 자칫하면 쓸려내려갈 수도 있다. 김황태는 “전체 11명 나서는데 11위가 목표다. 완주하고 싶다. 수영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1일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열리지 못했다. 유속이 문제가 아니다. 수질 때문이다. 파리 현지에 이틀 동안 비가 내렸다. 센강 수질이 다시 나빠졌다.

연맹은 “최근 테스트 결과 이틀간 내린 비로 센강의 박테리아 수치가 급증해 수질이 악화됐다. 센강의 수질이 수영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세계연맹의 기준치를 초과했다. 우리 연맹과 파리2024 조직위는 선수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며 이런 상황에서 철인3종 경기를 현재 개최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2024 파리 올림픽부터 문제였다. 센강 수질을 개선했다며 수영 경기를 센강에서 치르기로 했다. 무려 2조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개회식 때 비가 오면서 수질이 급격히 악화됐다. ‘도루묵’이 되고 말았다.

트라이애슬론 3경기(남녀 개인전 및 혼성 릴레이), 오픈워터스위밍(마라톤 수영) 남녀 경기가 열리기는 했다. 수질 문제로 연습이 몇 차례 취소됐고, 일부 선수는 건강 이상을 호소하기도 했다. 기권한 선수도 나왔다.

패럴림픽도 트라이애슬론 등은 센강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개막 후 내내 맑은 날씨를 보였다. 그러나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짧은 시간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비가 센강을 흔들었다. 경기 하루 연기다.

해병대 출신 김황태는 직장 근무 중 고압선 감전 사고로 양팔을 잃었다. 이번 대회 PTS3 등급에 출전하는 선수 11명 중 유일하게 양팔이 없다. 사이클(20㎞)과 육상(5㎞) 부문에서는 세계 정상 수준의 기량을 보인다. 센강에 운명이 달렸다.

조직위는 유속이 초당 1m가 넘으면 상류에서 하류로만 750m를 달리고, 3일까지 수질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에는 수영을 제외하고 사이클과 육상으로만 하는 ‘듀애슬론’으로 이번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