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커리어 첫 태극마크를 단 기쁨도 잠시다. 시작부터 무거운 책임감을 안게 됐다. A매치 데뷔전부터 ‘홍心’을 잡아야 하는 풀백 황문기(28·강원FC)다.

황문기는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대표팀의 최대 난제 포지션 중 하나인 오른쪽 풀백은 무주공산 속 여러 자원이 올해 A매치 기간에도 실험을 받았다. 그러나 명확한 주인은 없다. 설영우(즈베즈다)는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왼쪽 풀백을 맡을 전망이다.

홍 감독은 부임 직후 K리그 현장을 다니면서 오른쪽 풀백을 주시했다. 가장 눈을 사로잡은 게 황문기다. 올해 강원이 K리그1 선두를 달리는 데 핵심 조연 구실을 하는 그는 29경기를 뛰며 1골7도움을 기록 중이다. 도움 부분 2위다.

본래 미드필더가 주포지션이던 황문기는 지난해 말부터 윤정환 감독의 권유에 따라 풀백으로 변신했다. 지난 동계전지훈련에서 풀백에 필요한 공수 능력을 겸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대표팀까지 입성했다.

황문기의 최대 장점은 속도를 살린 드리블과 정교한 크로스다. 대표팀 소집 전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일 수원FC전에서도 예리한 크로스로 코바체비치의 헤더 골을 도운 적이 있다.

황문기는 “풀백으로 전향하면서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했는데 (홍명보) 감독께서 좋게 봐주셔서 (대표팀에) 발탁된 것 같다”며 “사실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빨리 친해져야 할 것 같다. (현대)고등학교 선배인 승현이 형과 후배인 동경이가 챙겨주더라. ‘같이 다니자’는 말 한마디가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웃었다.

당장 팔레스타인전에서 증명해야 한다. 애초 오른쪽 풀백에 베테랑 김문환(대전)도 포함됐지만 부상으로 낙마했다. 황재원(대구)이 대체 발탁됐는데 홍 감독이 장기간 주시한 황문기에게 먼저 기회가 갈 가능성이 크다. 그 역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당장 (북중미) 월드컵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매 훈련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마음을 품으면 좋은 자리로 더 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팔레스타인전 활약을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