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사격 국가대표 김연미(46·BDH파라스)가 종목 전향 후 첫 패럴림픽에 나섰다. 메달을 얻지는 못했다. 끝이 아니다. “조금 더 기량을 쌓고 오겠다. 계속 도전을 이어가 4년 뒤 LA 대회 때 최선을 다해 메달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김연미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R9 혼성 50m 소총 복사(SH2) 본선에서 619.5점을 쏴 15위로 경기를 마쳤다. 상위 8명이 출전하는 결선행을 노렸으나 컨디션 난조로 아쉬움을 삼켰다.
김연미는 “어제보다 날씨가 추워서 체온 차이가 많이 났다.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평소처럼 무난히 쐈으면 결선에 갈 수 있을 거라 내심 기대했다. 아쉽게 점수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20년차 베테랑 선수인 김연미는 원래 권총 선수였다. 1년 8개월 전 소총으로 종목을 바꿨다. 종목 전향 후 3~4개월 동안 장비 세팅으로 시간을 보냈다. 훈련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었다.
김연미는 “소총은 권총에 비해 사이즈가 큰 데다 초정밀 사격을 요구하는 종목이어서 몸이 예민하게 반응한다. 추위를 느껴 몸에 경직이 생기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고전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패럴림픽은 세 번째 출전이다. 그러나 소총을 잡고 나온 건 처음. “대표팀과 소속팀 지도자인 장성원 감독님이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별도로 시간을 많이 내서 가르쳐주셨다”며 “소총 종목에서 단기간에 국가대표가 돼 패럴림픽에 출전하니 긴장도 많이 됐다”고 말했다.
종목을 바꾼 이유는 단 하나다. 패럴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며 권총 종목에 흥미를 잃고 슬럼프가 찾아왔다.
김연미는 “2020 도쿄대회에서 양손이 절단된 외국의 노장 선수가 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감독님과 상의해 종목 전향을 했다. 소총을 잡은 뒤로 다시 활력을 찾았고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일종의 터닝 포인트를 만든 셈이다.
김연미는 계속 소총 종목에서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금 더 예민하고 정밀한 사격을 요구하는 소총 종목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고 한다.
같은 경기에서 617.5점을 쏜 이철재(42·경기도장애인사격연맹)는 18위를 기록했다. 이철재는 생애 첫 패럴림픽에서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다음으로 기회를 미루게 됐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