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결과적으로 55-55는 없었다. 트리플 크라운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위대한 시즌’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 얘기다. 이제 가을야구로 간다.

오타니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 콜로라도전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1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1회초 2루 땅볼, 4회초 유격수 땅볼, 6회초 2루 땅볼에 그쳤다. 8회초 1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터뜨렸다. 이후 2루 주자 오스틴 반스와 함께 더블 스틸에 성공했다. 투수 보크가 나오며 홈까지 들어왔다. 1-1에서 2-1 역전에 성공하는 결승 득점이다.

이날 성적을 더해 오타니는 159경기, 타율 0.310,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 1.036을 기록하며 정규시즌을 마쳤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 타점 1위, 득점 1위, 출루율 1위, 장타율 1위, OPS 1위다. 타율과 도루는 2위다. 트리플 크라운까지 갈 뻔했다. 타율 1위 루이스 아라에즈(샌디에이고)를 넘지는 못했다. 아라에즈가 타율 0.314다.

정작 오타니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일본 스포니치에 따르면 오타니는 “아라에즈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상관없다. 오타니는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50홈런-50도루에서 끝났다. ML 149년 역사상 50홈런 타자는 많다. 50도루 선수 또한 무수하다. 같은 시즌 동시에 만든 선수는 오타니가 처음이다. 아시아에서 온 슈퍼스타가 ML을 뒤흔들었다.

60-60까지 하는 줄 알았다. 그만큼 기세가 뜨거웠다. 최소한 55-55는 할 것이라 했다. 홈런 하나가 부족하다. 그래도 괜찮다.

또 다른 기록도 있다. 홈런왕을 차지하면서 40도루 이상 만든 5번째 선수가 됐다. 마지막 달성자가 1912년 트리스 스피커(10홈런-52도루)다. 112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심지어 앞서 네 명은 모두 공이 날지 않는 데드볼 시대다. 라이브볼 시대(1920년 이후) 최초 기록이다.

다저스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130득점-13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1930년 베이브 허먼 딱 한 명이다. 94년 만에 오타니가 같은 숫자를 생산했다.

이제 포스트시즌이다. 이쪽이 ‘진짜’다. 여기서 부진하면 의미가 크게 퇴색될 수밖에 없다. 팀 내 최고 타자다. 가을야구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