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안타를 때리지 못한 상대를 만났다. ‘천적’이다. 마침내 첫 안타가 터졌다. 그게 홈런이다. ‘영웅’은 다르다. 삼성 김영웅(21)이 포스트시즌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쐈다.

김영웅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플레이오프 2차전 LG와 경기에 8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말 첫 타석에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2-1 역전을 일군 홈런이다.

1차전은 7번으로 나갔다. 2차전은 하나 밑으로 내려왔다. 상대 선발이 손주영이기 때문이다. 박진만 감독은 “데이터를 보니 김영웅이 손주영에게 약했더라. 이재현과 서로 자리만 바꿨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러운 결정이다. 올시즌 김영웅은 손주영 상대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통산으로 봐도 8타수 무안타 4삼진이다. 볼넷 하나가 있다.

손주영이 삼성에 강하기도 했다. 정규시즌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04다. 6이닝 무실점-5.1이닝 3실점(1자책)-6이닝 1실점이다.

게다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무적의 위용’을 뽐냈다. 불펜으로 두 번 나서 5.1이닝 무실점-2이닝 무실점이다. LG가 플레이오프에 올라오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김영웅이 이런 손주영을 상대했다. 초구 시속 121㎞짜리 커브가 살짝 높게 들어왔다. 김영웅의 배트가 힘차게 돌았다. 타구는 훨훨 날아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1회초 먼저 1점을 줬고, 2회초 르윈 디아즈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2회말 김영웅이 역전을 이끄는 홈런을 쐈다. 1차전에 이어 이날까지 두 경기 연속 홈런이다.

정규시즌 뜨거웠다. 126경기, 타율 0.252, 28홈런 7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6을 쐈다. 타율은 살짝 아쉽지만, 홈런만큼은 탁월했다. 2022~2023년 2년간 3홈런인데 올시즌만 28개다.

그 홈런 생산력이 가을야구에서도 나온다. “확실히 포스트시즌은 다르네요”라며 웃었다. 긴장감, 압박감이 다르다. 그러나 김영웅은 방망이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