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해=박준범기자]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다. 문제점은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바꿔나가겠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7일 경남 김해 아이스퀘어호텔에서 체육계 미래지향적 관계구축을 위한 대한체육회장·회원단체장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회를 향한 전방위적인 압박과 감사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뿐 아니라 양희구 전국시도체육회장협의회장, 대한볼링협회 정석 회장과 17개 시도체육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유인촌 장관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체육회와 문체부는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체육회는 최근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 중심에 섰다.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 공직 복무관리관실도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조사는 18일까지 이어진다. 회계 내용을 포함해 행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감사원 감사도 예정돼 있다. 체육회를 향한 ‘전방위’ 압박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회장은 전국체전 마지막 날, 마이크 앞에 섰다. 이 회장은 “(문체부가) 문제제기한 것은 총 8가지로 6가지는 올림픽과 관련돼 있고, 2개는 체육회 운영에 관한 것”이라며 “(감사·조사) 내용이 모두 같다. 병합해서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병합한 뒤 분석, 비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겠나 싶다.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다. 문제점은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바꿔나가겠다. 내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일부의 잘못이 전체 체육인의 문제로 보여 아쉬움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특히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했다. 문체부는 3연임 자격을 심사하는 공정위 인적 구성의 불공정성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했다. 시정명령까지 했다. 18일까지 불공정 권고 개선 이행 계획을 제출할 것을 지시하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후속 조처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공정위는 내 맘대로 안 된다. 100% 외부 추천 인사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네 차례 승인받았고, 가장 최근 승인은 지난해 4월이다. (공정위) 임기가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규정을 바꾸라고 권고해도 지금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 심사하는 과정이다. 경기 중에 룰을 바꾸는 것과 같다. 지역 체육회장, 이사들도 포함이다. 부처에서 이러한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공정위원장과 ‘접대’ 골프한 의혹에 대해서도 “정 회장이 해당 리조트를 인수했고, 체육인들을 초청해 워크숍도 하고 식사도 한 것이다. 오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회장의 발언 이후 시도협회장들 역시 문체부와 유 장관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강도 높게 했다. 이규생 인천체육회장은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유 장관의 인터뷰를 보고) 좌절감과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사사건건 회장을 비판하는데 낙선운동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4 파리 올림픽 선수 단장을 역임했던 정강선 전북체육회장도 “체육인들이 ‘폭발’ 직전의 분노 상태”라며 “(문체부가) 상급 기관이니까 감사를 해야 한다. 그 외의 사안에 관해서는 얘기를 나누면서 방안과 대책을 마련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