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다시 국회에 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산하 대한체육회 등 6개 공공 기관 종합 감사를 진행한다. 이틀 전 국정 감사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아무도 출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 역시 증인 출석 요청을 받았으나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진행 중인 2024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종합 감사엔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정 회장은 전날 축구협회 관계자와 감사를 대비해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국정 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은 정 회장이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배현진 국민의 힘 의원은 지난달 24일 열린 축구협회 현안 질의에 이어 이날 역시 정 회장이 축구협회를 사유화하려는 정황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질의하면서 “축구협회로부터 받은 대의원 명단의 36명 중 40%가 건설사나 건설 관계사에 있다”며 “정 회장이 현산(현대산업개발)을 통해 (축구협회를) 장악하는데, 하청관계로 의심할 건설업종 분이 대의원으로 장기간 들어가 있으면 투명성, 공정성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 업체 간 유착이 있는지 감사 항목에 넣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현산 임원 등을 축구협회에 파견해 업무를 하도록 한 것을 두고 현행법상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를 두고 축구계에서는 오해 소지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축구협회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원로 축구인 A씨는 “솔직히 대의원 40%가 건설업계 종사자라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대의원은 각 시도협회장, K리그1 대표이사 등이 주를 이루는 데 정 회장이나 협회가 뽑는 건 아니다. 그들이 자격을 스스로 얻는 것인데 협회 영향력에 있는 것처럼 표현되는 건 아쉽다”고 말했다.

이정우 체육국장은 배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10월 말 예정된 축구협회 감사 최종 결과 발표도 미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이 축구계의 인적 구조 등을 명확하게 설명하면서 스스로 사유화 의혹을 떨쳐낼지 지켜볼 일이다.

이밖에 정 회장의 거취에 관한 공세 역시 더욱더 거세질 전망이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3차 예선에서 3연승을 거둔 것을 언급하면서 “이기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면서 “문체부는 최근 대표팀 성적이 정 회장의 4연임 및 축구협회 감사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 국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협회를 둘러싼 각종 행정 난맥을 두고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4연임 도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데 말을 아끼고 있다. 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누구도 (연임 도전에 관한) 정 회장의 의중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평소에 말씀하시듯 ‘심사숙고’ 마음을 전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