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거대한 한 방이 터졌다. KIA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대포일지도 모르겠다. ‘태군마마’ 김태군(35)이 주인공이다. 7년 전이 떠오른다. 그때도 만루포가 터지며 우승까지 갔다. 그게 이범호 감독이다.

김태군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전에서 3-0으로 앞선 3회초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 선발 원태인이 크게 부진했다. 제구가 흔들렸다. 뭔가 문제가 있는 듯했다. 1회초 먼저 1점을 줬고, 3회초 추가 2실점이 나왔다. 그리고 1사 만루에서 강판됐다. 송은범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일단 변우혁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다음 김태군이 타석에 섰다. 초구 볼을 골랐다. 2구째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좌월 만루포다. 폴대 바로 안쪽으로 들어왔다. 비거리 122m가 측정됐다.

홈런 순간 김태군은 그대로 벤치를 가리키며 환호했다. KIA 원정 관중들도 열광의 도가니. 흔들리던 삼성에 KO 펀치를 제대로 날렸다. 또한 삼성은 김태군의 친정이기도 하다.

역대 한국시리즈 다섯 번째 만루포다. 앞에 딱 4명 있다. OB 김유동(1982년 10월12일, 對 삼성), 두산 김동주(2001년 10월25일, 對 삼성), 삼성 최형우(2012년 10월25일, 對 SK), KIA 이범호(2017년 10월30일 對두산)다.

2017년 10월30일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 3회초 만루에서 이범호가 타석에 섰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큼지막한 그랜드 슬램을 쐈다. 타격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1-0에서 5-0으로 달아나는 만루포다. 이 홈런으로 우승까지 갔다. 3승 1패 상태였고, 이날 경기도 7-6으로 따냈다. 대망의 우승이다.

7년 세월이 흘렀다. 당시 만루포를 친 이범호는 감독이 됐다. 그리고 김태군이 다시 만루 홈런을 쐈다. 한국시리즈 역대 5호. KIA도 우승에 더 가까이 가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