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tvN ‘정년이’ 제작진이 극중극(작중에 등장하는 가공의 작품)과 관련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꺼냈다.

단숨에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고지를 넘긴 tvN ‘정년이’의 차별화 된 지점은 극중극이다. ‘여성국극’이란 소재로 문옥경(정은채 분)과 허영서(신예은 분), 윤정년(김태리 분)을 앞세운 극중극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대목은 다른 드라마에선 볼 수 없었던 명장면으로 꼽힌다.

지난 3회에서 ‘춘향전’ 속 방자로 등장한 정년이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뛰어난 무대를 선보인 대목에선 재미는 물론 커다란 감동도 안겼다. 허영서가 표현한 이몽룡 역시 색다른 재미를 줬다. 27일 방송된 6회에서는 ‘호동왕자’로 다시금 감동을 안겼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공부하기 위해 군졸1이 된 정년이가 기술적으로 뛰어난 영서의 연기를 지켜보는 모습으로 극중극의 매력이 더욱 깊어졌다.

‘정년이’의 극중극은 리허설만 약 4차례 이상 가질 뿐 아니라 약 일주일 넘게 소요되는 등 완성도 높은 장면을 위해 배우와 연출진이 심혈을 기울였다. 제작진 설명에 의하면 무대 설치 전 배우들은 리허설을 하고, 무대와 세팅 후 분장 및 의상을 갖춘 상태에서도 리허설을 감행했다. 2회 이상의 리허설과 본 무대까지 수 차례 극중극 연기를 선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선태 CP는 “정지인 PD는 작품 준비를 시작할 때부터 공연을 전문적으로 준비할 무대 연출과 스태프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무대와 드라마의 결합이 쉽지 않고, 감독님 개인적으로도 공연 연출을 해 본 적이 없어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수였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박민희 연출가와 무대 스태프들을 구성해서 함께 극중극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정년이’의 극중극은 시청자를 단숨에 1950년대로 되돌린다. 다소 과잉된 액션이 포함된 무대 연기를 비롯해 우스꽝스러운 장면에서 쓱 스며드는 관객의 웃음, 세련되면서도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미장센 등 시대를 느끼게 하는 볼거리가 다양하다.

김 CP는 “당시 50년대의 관객들은 고단한 현실을 국극 무대를 통해 잠시 잊고 재미와 감동을 만끽했을 것 같았다. 마치 놀이공원에 처음 놀러 갈 때의 기대감과 흥분을 느끼면서 공연을 보도록 하고 싶었다”며 “일종의 ‘직캠’ 느낌의 샷이나 무빙샷 등을 통해 무대 위를 생생하게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고퀄리티 무대 연출 때문에 배우들도 고민이 많았다. 극중 인물이 무대에서 활약하는 연기를 펼쳐야 했다. 자신이 맡은 인물을 완벽히 이해하고 연기에 임해야 했다.

김 CP는 “배우들은 새로운 차원의 도전을 해야 했다. 김태리는 드라마 속에서는 정년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방자를 연기하는 정년’이었다. 드라마 속에서는 ‘정년이라면 어떡할까?’라는 고민이 있다면, 극중극 춘향전에서는 ‘정년이라면 방자는 어떡할까’라는 한 겹의 고민이 더 생기게 된 것”이라며 “신예은도 마찬가지였다. 두 배우의 오랜 고민과 훈련, 그리고 무대 위의 연기 기술이 더해지며 그저 감탄에 감 더하게 된 몽룡이와 방자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