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호랑이’는 정상을 바라보고, 벼랑 끝 ‘사자’는 반격의 틈을 노린다.
명운이 걸린 단 ‘1승’. KIA와 삼성이 서로 다른 목표를 안고 한국시리즈(KS) 5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3승 1패로 앞선 KIA는 28일 안방 광주에서 열리는 5차전에 ‘대투수’ 양현종(36)을 내세워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통산 ‘V12’ 달성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이에 맞서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젊은 피’ 왼손 투수 이승현(22)을 마운드에 올려 반격에 나선다. 역대 KS에서 4차전까지 치른 가운데 3승 1패로 앞선 팀 우승 확률은 94.1%(17회 중 16회)다. 역산하면 삼성은 5.9% 확률을 깨워야 한다. 이미 해봤다. 삼성은 지난 2013년 두산과 KS에서 1승 3패로 코너에 몰린 후 내리 ‘3연승’하며 통합 우승을 일궜다. 두 번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KIA는 양현종이 나선다. 양현종은 지난 23일 광주서 열린 KS 2차전에서 5.1이닝 2실점(1자책)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36세 7개월 22일의 나이로 KS 국내선수 최고령 선발승 신기록도 세웠다.
2017년 KIA가 KS 우승을 확정할 당시 마지막 마운드에 섰던 투수가 양현종이다. 7년 전 양현종은 KS 2차전에서 9이닝 무실점 투구로 ‘완봉승’을 거뒀다. 그리고 5차전에서 9회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투수’라 했다. 확실한 카드다. 이번 KS 5차전은 선발이다. 스스로 경신한 KS 최고령 선발승 기록도 다시 갈아치울 수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삼성을 상대로 고전했다. 양현종은 5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13을 적었다. 그래도 지난 2차전에서 펼친 투구가 5차전에도 이어진다면 양현종이 시리즈를 끝낼 수 있다.
삼성은 ‘젊은 피’ 이승현이 출격한다. 삼성이 시리즈를 이어가기 위해선 ‘필승(必勝)’이 필요한 상황.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이승현이 해줘야 한다.
올시즌 17경기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KIA전에 2경기 출전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5차전 선발로 이승현과 황동재를 놓고 고민한 끝에 이승현을 낙점했다. 이승현이 KS 선발 등 큰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이 관건이다.
요기 베라의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것이 야구다. 얼마든지 ‘역스윕’ 드라마를 찍을 수 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삼성은 ‘결사 항전’의 의지를 드러냈다.
박 감독은 “마지막 코너에 몰렸다. 5차전은 쓸 수 있는 전력을 다 쏟아부어야 한다. 그렇게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