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KIA는 있고, 삼성은 없다. 선수 딱 한 명 차이다. 그런데 이게 크고 또 크다. ‘외국인 에이스’다. 이래서 부상이 무섭다.

KIA는 지난 8월24일 아찔한 장면을 봤다. 제임스 네일이 타구에 안면을 맞았다. 턱관절 골절이다. 수술까지 받았다. 한국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네일은 빠르게 회복했다. 정규시즌 막판 깜짝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 착실히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무려 시리즈 1선발로 출격했다. 5이닝 6삼진 1실점 호투다. 팀도 이겼다.

이후 4차전에 다시 나섰다. 5.2이닝 7삼진 2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개인 승리도 챙겼다. KIA가 시리즈 3승째 챙기는 순간이다. 혼신의 역투를 뽐냈다. 5회까지 던진 후 “바꿔달라”고 했을 정도다.

네일은 “다친 후 힘들었다. 그래도 다시 몸이 좋아졌다. 한국시리즈까지 시간도 충분했다. 빌드업이 잘됐다. 덕분에 좋은 투구도 할 수 있었다. 오히려 쉬면서 어깨 상태도 싱싱해진 것 같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던진다”고 각오를 다졌다.

에이스가 올라가 호투하면 당연히 팀도 힘을 받는다. 실제로 KIA는 네일이 등판한 두 경기 모두 잡았다. 삼성은 정반대다. 이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코너는 정규시즌 28경기 160이닝, 11승 6패, 평균자책점 3.43을 올렸다. 1선발이다. 그러나 9월11일 견갑골 부분 통증을 호소하며 투구 도중 스스로 내려왔다.

광배근 손상 진단이다. 회복이 안 됐다. 캐치볼을 하다 통증이 발생하면서 멈췄다. 재활에 집중하겠다며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돌아오지 못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도, 한국시리즈도 코너 없이 치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데니 레예스가 ‘미친 호투’를 뽐냈다. 플레이오프에서 6.2이닝 3실점(1자책)-7이닝 무실점을 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7이닝 1실점(비자책)이다. 합계 20.2이닝 1자책, 평균자책점 0.44다.

원태인도 플레이오프에서 6.2이닝 1실점,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올렸다. ‘원투 펀치’는 확실했다. 다른 쪽이 부족하다. 마땅한 3선발조차 없는 모양새다. 박진만 감독조차 “레예스와 원태인 두 명으로 가고 있다”고 했을 정도다.

이렇게 되고 보니 코너의 부재가 더 아쉽다. 코너가 정상적으로 나섰다면 양상은 꽤 많이 달랐을 수 있다. 원태인 기용도 조금은 여유 있게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외국인 투수는 어느 팀에게나 중요하다. 가을야구라면 비중은 더 커진다. KIA와 삼성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가 이쪽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