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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은 2일자 ‘2014시즌 K리그를 돌아본다’ 시리즈 1편을 통해 평균관중 8000명을 3년 째 밑돌고 있는 프로축구(1부) 상황을 진단하고, 현장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결국 K리그 클래식 흥행의 1차 목표는 매 경기 평균 1만명을 채우는 것이 될 것이다. 2012년 실관중 집계 이전엔 1만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으나 ‘거품’이 빠지면서 7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나 각 구단 관계자들도 “1만명을 넘어서면 K리그도 흥행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규모의 경제, 산업으로서의 기능을 점차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최근 불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상충하는 면이 있다. 바로 구장 좌석을 축소, 더 많은 관중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려는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 2013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 서·남·동측 관중석 상단을 폐쇄했다. 내년부터는 최고 인기 구단 수원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2층에 관중을 받지 않는다. 2002 한·일 월드컵 유치 이후 전국에 10개 대규모 월드컵 경기장이 지어졌고, K리그 연고지 판도는 이 도시들에 맞춰 창단 혹은 연고 이전 등으로 재편됐다. 그런데 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장이 최소 4만 이상의 좌석을 갖추다보니 어지간한 빅매치가 아니고서는 2만명이 들어와도 구장이 텅 비는 경우가 많았다. 또 관중이 흩어져 밀집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아니면 무료 관중 혹은 동원 관중 등으로 구장을 채우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광활한 월드컵 경기장에 어떻게든 사람을 채워보자는 것, ‘평균관중’으로 함축되는 개념은 지금까지 30년 넘게 이어진 K리그 마케팅 패러다임이다. 예전엔 평균관중으로 구단간 비교가 되기도 했고, 그런 것들은 정확한 집계 없이 관중을 부풀리는 ‘관중 뻥튀기’ 단초가 됐다. 그러나 수도구단 서울, 그리고 경기당 1만9608명을 기록하는 수원이 2층을 폐쇄하며 2만석 규모로 빅버드를 줄인 것은, ‘양’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질’적인 차원에서 관중을 바라보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수원 입장에선 2만석으로 좌석을 줄이면 매진되는 경기가 꽤 발생할 것이고,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티켓값도 올라가는 게 원칙이다. 결국 ‘더 많은 돈을 구단에 지불할 수 있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 경기장에 들어차게 되는 셈이다. 이는 지금까지 ‘평균관중’에서 벗어나 관중 한 명이 구단 티켓을 구매하는데 지불하는 티켓값, 이른 바 ‘객단가’로 K리그 마케팅이 이동함을 뜻한다.
어느 프로스포츠도 산업화라는 흐름을 무시할 수 없다. 평균관중 1만명 달성도 중요하지만 지난 해 K리그 클래식 기준 3708원에 불과한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반면 “객단가 지향은 프로스포츠가 돈 없는 서민들 앞에 큰 벽이 될 것이다. 남는 좌석에 사람들을 공짜로라도 앉혀 나중에 유료 관중으로 바꾸는 게 잘못인가”란 주장도 있다. 그런 면에서 수원과 서울이 함께 벌이는 2015년 실험은 K리그 마케팅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축구팀장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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