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울산HD가 우중사투 끝에 K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리그 3연패 역사를 썼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36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서 루빅손, 주민규의 연속포로 2-0 승리했다.
승점 68(20승8무8패)을 기록한 울산은 시도민구단 사상 첫 우승을 겨냥한 2위 강원(승점 61)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잔여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2022년 홍명보 현 A대표팀 사령탑 체제에서 17년 만에 리그 우승에 성공한 울산은 지난해에도 리그 2경기를 남겨두고 조기 우승을 달성한 적이 있다. 올 시즌 홍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으로 옮기면서 혼선을 빚었지만 김 감독 체제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울산 김판곤 감독은 기존 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주민규를 최전방에 두고 루빅손~강윤구~이청용을 2선에 배치했다. 허리는 고승범과 보야니치가 지켰고 포백은 이명재~김영권~김기희~윤일록이다. 골문을 조현우가 지켰다.
강원 윤정환 감독은 예상대로 변칙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바체비치를 최전방에 올리고 유인수와 양민혁을 좌우 윙어로 뒀다. 이유현이 2선 중앙에 서고 김강국이 3선을 지켰다. 이기혁이 김영빈, 강투지와 스리백을 형성하면서 3선을 오가게 했다. 송준석과 황문기가 좌우 윙백으로 출격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이 꼈다.
울산은 지난 포항전처럼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강원도 계획대로 타이트한 미드필더 블록을 유지하며 압박했다. 울산은 전반 4분 프리킥 때 주민규의 헤더 슛, 10분 뒤 보야니치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연달아 나왔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강원은 전반 16분 역습 때 코바체비치가 왼발 중거리 슛으로 받아쳤다.
양 팀은 치열하게 힘겨루기했다. 전반 중반 강원 이유현이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강원은 울산의 패스 줄기를 끊고 지속해서 예리한 역습을 펼쳤다. 전반 22분 양민혁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위협적인 크로스로 울산을 두드렸다. 2분 뒤엔 황문기가 골문 앞으로 날카롭게 감아찬 공을 울산 조현우가 쳐냈다.
울산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동료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 진격, 정교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루빅손이 원바운드 된 공을 재빠르게 달려 들어 무릎을 갖다 댔다. 그러나 강원 이광연 정면을 향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울산은 전반 35분 기어코 선제골을 해냈다. 스로인 상황에서 고승범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 빈 공간을 보고 재치 있게 뛰어들었다. 연결된 공을 가운데 뒤따른 루빅손을 향해 뒤꿈치로 내줬다. 루빅손이 가슴으로 제어한 뒤 김강국의 방어를 따돌리고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다만 주심 고형진 심판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루빅손의 핸드볼 반칙 여부를 봤다. 7분이나 지켜봤다. 루빅손이 김강국을 제치는 과정에서 충돌, 왼팔에 살짝 닿는 것으로 보였는데 김강국 역시 공에 손이 닿았다. 그대로 득점으로 인정됐다.
루빅손은 전반 추가 시간에도 동료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골키퍼와 맞섰다. 그러나 오른쪽으로 달려든 주민규에게 내줬는데 공이 다소 길게 빠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양 팀은 변화를 줬다. 울산은 강윤구 대신 아타루를 투입했다. 강원은 송준석 대신 공격수 이상헌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기혁을 전진 배치, 포백으로 돌아섰다.
울산은 상대 반격을 제어하면서 후반 9분 추가골을 해냈다. 역습 상황이다. 오른쪽 측면을 달려든 이청용이 공을 이어받아 질풍같은 드리블을 펼쳤다. 골문 앞으로 달려든 주민규를 향해 낮게 깔아찼다. 그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지난 포항전에서 3개월여 만에 리그 9호 골을 해낸 주민규는 2경기 연속골로 날아올랐다.
강원은 포기하지 않고 맞섰다. 교체로 들어간 이상헌이 후반 14분 만회골을 넣었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그는 전진한 조현우를 보고 절묘하게 오른발로 감아찼다. 공은 울산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기세를 올린 강원은 헨리와 김경민에 이어 후반 34분엔 진준서와 조진혁 등을 투입했다. 울산은 후반 18분 이청용 대신 이규성을 내보냈고, 후반 36분엔 마테우스 황석호를 투입해 수비진을 강화했다.
울산은 강원의 반격에 사력을 다했다. 막판 이명재 대신 최강민까지 들어가며 수비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결국 강원은 후반 추가 시간 6분까지 주어졌음에도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울산이 안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 5년 전 같은 장소에서 겪은 준우승 비극을 털고 우승에 골인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