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사실 전혀 모르는 분이에요.”
KIA가 2024시즈 통합우승을 일궜다. 2년차 곽도규(20)는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며 크게 힘을 보탰다. 우승 후 살짝 이슈가 된 일이 있다. 소셜미디어(SNS)다.
곽도규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에 “누나 내가 해냈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한 팬이 “삼성, LG 채용에서 떨어졌다. 삼성,LG 이기고 우승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캡처한 후 “해냈다”고 썼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만났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패하며 떨어졌다. 그리고 KIA가 삼성을 4승1패로 잡고 우승을 품었다. 팬의 복수를 대신해준 셈이다.
3일 고척에서 만난 곽도규는 “사실 아예 모르는 분이다”며 웃은 후 “선수들과 찍은 사진을 보려고 갤러리에 들어갔는데, 내가 그 메시지를 캡처해뒀더라. ‘올리면 재미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혀 일면식은 없는 분이지만, 그 복수를 도와주면 재미있겠다 싶더라. 유쾌할 것 같아서 올렸다. 나중에 우승 후 연락을 주셨다. ‘이제는 내 손으로 복수를 해보겠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나도 응원한다. 좋은 곳으로 취직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나중에 꼭 좋은 곳 취직하시고, 야구장 놀러 오셨을 때 연락해주시면 유니폼 한 벌 선물해 드리고 싶다. 이렇게 연락해서 얘기했다”며 웃었다.
곽도규는 정규시즌 71경기 55.2이닝, 4승 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을 찍었다. 지난해 5라운드 지명자다. 첫 시즌은 14경기, 평균자책점 8.49에 그쳤다.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2023시즌 후 호주리그에 참가하며 경험을 쌓았고, 이후 미국에도 다녀왔다. 스피드가 ‘확’ 올라왔다. 시속 150㎞를 던진다. 단숨에 KIA 핵심 필승조가 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빛을 발했다. 네 경기에 나서 2승, 평균자책점 0을 찍었다. 4이닝 2안타 4삼진 무실점이다. 위기 때마다 올라와 상대 왼손타자를 쓰러뜨렸다.
이를 바탕으로 대표팀에도 왔다. 류중일 감독이 “공 좋더라”며 놀랐고, 곽도규를 불렀다. 곽도규 스스로도 “대표팀 오고 싶었다. 류중일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다. 감사하다. 끝까지 열심히 해서 살아남겠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